• 한나라당 지도부는 11일 ‘빅2’ 진영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양 캠프 소속 의원들에게 “경선 후 당선된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대선 승리에 임하겠다”는 각서를 받기로 했다. 양 진영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하면서 ‘경선 이후 분열’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각 캠프에 가 있는 의원들에게는 경선후보가 대단히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40일 이후 당선된 한나라당 후보다. 이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대선에 승리한다는 것은 절체절명의 과제다”며 “어느 캠프에 있든 모든 의원들은 당선된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대선 승리에 임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캠프 별로 의원들이 경선에서 당선된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겠다고 서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강재섭 대표는 “꾸물댈 필요 없다. 오늘부터 신속하게 사무처에서 전 의원에게 당선된 후보를 위해 본선에서 일심동체로 뛰겠다는 각서를 쓰도록 하라”며 “후보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의원들과 힘을 합쳐 정권창출하고 살생부도 없다는 의미에서 서약하는 작업을 해라”고 지시했다.

    ‘빅2’ 진영을 향한 당 지도부의 우려 섞인 경고는 이날도 계속됐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후보와 당원들이 두 가지 큰 착각에 빠져 있다”며 “2002년 대선에서 진 것이 한나라당 후보 개인적 흠결 때문이라는 것과 네거티브 검증을 세게 하면 세게 할수록 완벽한 후보가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대선 패배 책임을 전적으로 후보에게 돌리면서 자신은 책임에서 빠져나가려는 것이다. 집단 최면에 걸려 있다”며 “뺄셈 경선으로 진행되고 있다. 착각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정권교체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이강두 의원은 “최근 후보 자신도 그렇고 캠프에서 너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한나라당이 정신 차리지 못했다, 패하겠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며 “적어도 이번 대선에서는 필승을 거둬야 한다는 전제에서 모든 전략이 나와야 한다. 정신 차리고 당 지도부도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도 “지금이야말로 비상한 각오를 가져야 할 때다. 강 대표와 나는 이미 각오를 피력한 바 있다”며 “(대선에) 실패하면 총선은 어림도 없다”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