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을 찾은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런 저런 인연, 과거에 얽매여 후회할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5일 대구와 경북(TK)에서 연이어 대규모 당원교육대회에 참석하고 텃밭다지기에 주력했다.

    전날 부산, 울산에서부터 세몰이를 시작한 이 전 시장은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으로 분류되는 TK에서 공약 1호인 한반도 대운하를 주무기로 '일하는 대통령' '경제대통령'을 강조, 차별화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먼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원대회에서 "나라가 살아갈 선택, 진정 대구가 변화해야될 그 선택은 따로 두고, 또 후회할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며 "나라의 미래와 대구의 미래를 위해서 냉철한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0년간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허구한 날 과거만 뒤지다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과거의 인연에 얽매여서는 미래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보은론'을 내세우며 당심에 호소하고 있는 박 전 대표에 대한 대응인 셈이다. 8000여명의 당원이 행사장 안팎을 채운 대구 대회에는 주호영 안택수 이명규 김석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와이셔츠바람으로 "난 권력자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아…일할 사람뽑아야"
    대구경북 연이어 대규모 당원대회 '세몰이' 나서

    좀처럼 무대 위에서 제스처를 하지 않는 이 전 시장이었지만 김천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5000여 경북당원 앞에서는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바람으로 "나는 권력자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손에 찬물 안묻혀도 되는 부자집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면서 "당대표를 뽑는 것이라면 이런 저런 인연갖고 과거의 이런 전런 인연갖고 지지해도 된다. 그러나 이번은 당 대표가 아닌 나라 살림을 살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고 소리 높였다.

    이 전 시장은 이어 "'과거에 어쨌다' '선거할 때 도와줬다' 이런 생각만 갖고 (선택)하면 당 대표를 제대로 뽑을 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은 제대로 뽑을 수 없다. 흔들리는 나라를 바로 잡고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건설할 지도자를 뽑자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다분히 박 전 대표를 '당 대표급'으로 한정시키면서,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적임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이날 이 전 시장 진영은 이 전 시장이 TK출신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 전 시장측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TK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로 서울시장 이미지가 강력해 이 전 시장이 경북 출신임이 덜 알려져있다는 점을 꼽는다. 대구에서 초·중·고를 나온 이 전 시장의 부인 김윤옥씨도 대구와 경북 행사장에 참석했으며, 인사말에 나선 이 전 시장측 의원들도 '이명박은 TK사람'임을 거듭 강조했다. 

    'MB는 TK사람' 적극 홍보 "고향사람 대통령시키뿌자"
    김광원 "공주님이 나라 못 살린다" 이상배 "적 동지 구분못하고 설쳐"

    경북도당 당원교육대회가 열린 김천에는 '명박이는 경북사람 아이가! 고향사람 대통령 한번 시키뿌자'라는 플래카드가 걸렸으며, 김광원 의원은 "경상도 사람이 낙동강에 푸른 물이 흐르는 것을 상상하면서 일하겠다고 나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졌다. 대구에서 안택수 의원은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에 대해 단 한 건의 의혹도 제기한 적 없다"며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이러다 한나라당 후보가 공멸하면 누구 좋은 일이 생기겠느냐"면서 "마치 자기를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처럼 야단스럽게 검증의혹을 제기하면 안된다"고 비꼬았다.

    김광원 의원은 김천대회에서 "어려운 나라를 공주님께서 살릴 수는 없다"며 "손톱 밑에 때도 안끼어본 사람이 이 나라 살릴 수 있느냐. 일하며 때묻은 사람, 일해본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인배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는 '이명박은 대통령, 박근혜는 국무총리 하면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모든 언론에서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보다) 두배 이상 본선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상배 의원은 "한나라당 안에서 경선만 통과하면 대통령을 따논 당상이라 생각하고, 적과 동지를 구분못하고 설치는 사람이 많다"며 박 전 대표측의 집요한 검증공세를 비난했다.

    김천실내체육관에는 김광원 이상배 임인배 권오을 이병석 정종복 등 경북지역 의원과 주호영 안택수 이명규 김석준 이성권 의원이 자리를 함께 하며 지원했다. 이 전 시장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불참했지만, 부인이 대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대구·김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