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출마자가 난립하고 있는 여권에 한나라당이 "아무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충고했다.  …

    최근 범여권 주자들이 잇따라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현재 출마선언 및 출마준비자가 10여명이 넘으며 정치권에선 출마자가 20여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도 한다. 상황이 이렇자 "입만 갖고 있으면 되고, 배신한 경력만 있으면 (범여권의 대선후보가)되는 게 아니냐"(한나라당 최구식 의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이들 중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해천 전 국무총리,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5일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열고 '단일정당 창당 및 단일대선후보 선출'에 합의하자 한나라당은 "우습다"고 무시했다. 그러면서도 범여권의 빠른 재편이 가져올 여론흐름과 정국변화 움직임에는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강재섭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여권 6사람이 모여 단일정당, 단일후보를 뽑는다고 하는데 왠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며 "(후보들)면면을 보면 한결같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중대한 하자가 있는 유유상종, 탈당철새, 도덕성 결핍자, 날치기 등이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6명 중 5명은 열린당 출신인데 단일정당을 또 만들겠다니 무슨 지우개 정당도 아니고 우습다"고 비꼬았다.

    강 대표는 이어 "그럴 바에는 원래 있던 정당에서 (후보를)뽑으면 되는데 뭣 때문에 나와서 다시 정당을 만든다는 것인지… 온 국민이 그 저의를 다 안다"며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다. 멋쩍은 속임수로 치부를 가리려 하지만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한다"고 비판한 뒤 "국가지도자가 될 만한 그릇인지 한번 되돌아 봐야 하고 (대통령이)아무나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진 찍으러 만난 6인 연석회의"라고 폄하했다. 나 대변인은 "여권의 6인 연석회의는 예상대로 알맹이 없이 사진촬영용으로 끝났다"면서 "6인 중 5인은 열린당 동창들이고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에서 날아간 철새정치인으로 이들의 대통합 주장은 결국 국정실패 세탁용이고 철새정치 면죄부용 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움직임이 적잖이 신경 쓰이는 모양새다. 강 대표는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여권에서 6인 연석회의 등이 시작되면서 (국민들에게)'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면서 "연석회의가 도로 열린당이고 사실상 국정실패 무능세력의 눈속임이지만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으면 현혹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당직자는 예의주시 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첫 공식회의를 열었다. 강 대표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단합해 이곳이 정권창출과 좌파정권 종식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심기일전하겠다"고 했고 김형오 원내대표도 "여의도 신당사에서 첫 회의를 한 의미는 바로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