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대선레이스가 과거 선거와 확연히 다른 경향을 보이는 대목이 있다. 한나라당 예비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고건 전 국무총리가 대선가도에서 빠진 이후 호남에서 여러 범여권 주자들을 따돌리며 줄곧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전 시장은 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북도당 당원교육대회에서 이같은 현실을 확인하려는 듯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호남챙기기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사실상 지역선대위 발대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서의 '정치적 부채' 부담을 넘어 강한 어조로 '미래를 향한 비전'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한시간여동안 이어진 특강 도중 전북교육회관을 가득 메운 1000여명 당원 역시 수차례 연호와 박수로 이 전 시장에게 힘을 보탰다.

    "전북에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이름을 부르면 쑥스럽지 않아요?" 마이크를 잡은 이 전 시장이 자신을 연호하는 당원들을 향해 던진 질문 아닌 질문에 당원들은 오히려 '이명박'을 재차 연호하며 화답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이곳이 어딘가. 한나라당이 뿌리를 내리지못하고 오랜 세월을 보낸 곳"이라며 "그러나 오늘 이시간 이 정권으로는 되지않겠다, 정권연장은 안되겠다, 정권교체를 해야겠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여러분은 자리에 나왔다"고 확신에 찬 연설을 시작했다.

    전날 북한산 산행에 이어 곧바로 전남 여수를 방문, 이틀째 호남공략에 나선 강행군 속에서 이 전 시장은 호남의 환대가 큰 힘이 된 듯 지친 기색을 찾기 어려웠다. 그는 "정치권이 전북에서 해놓은 것이 무엇이냐. 경제 제대로 살릴 사람이, 새만금사업 제대로 할 사람이 이명박 밖에 없다는 것을 여러분은 눈치챘을 것"이라며 강조했고, 객석에서는 "경제 살려주세요"라는 열혈 당원의 호응이 이어졌다. 무대 정면에 "걱정말랑게요, MB. 전북이 있당게"라며 지역사투리로 응원한 플래카드도 돋보였다.

    이 전 시장은 "30년 전부터 일에 묻혀 살았던 시절의 모든 것을 내놓고 나를 검증하고 있다. 수많은 대선후보 중 유일하게 나 혼자 검증받고 있다"며 "(주소이전과 같은) 실수도 하고 살았고 인정도 했지만,  대통령이 되지 못할 부도덕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수많은 내 경험을 살려 이 땅에 살아가는 서민을 위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보려는 것"이라고 대권의지를 피력했다.

    '임꺽정'으로 유명한 탤런트 정홍채씨의 응원도 눈에 띄었다. 이 전 시장측 문화예술지원단에서 수석특보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황산벌 전투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계백장군역을 했으며, 고향은 전남 영암 월출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작은 물방울이 모여 내를 이루고 바다가 되듯 모두가 합심하자"고 소리 높였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장애인 재활시설인 자립원을 방문, 수용자들을 격려하며 1박 2일간 호남일정을 마쳤다. 이 전 시장은 3일에는 인천에서 당원교육을 갖는 등 7월 전국순회를 이어가며 지역 세다지기에 전념할 계획이다.[=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