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경선후보 캠프 사무실이 ‘난데없이’ 민주노총 농성장으로 변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국민연금법 개악 야합 주범 한나라당을 규탄”하기 위해 한나라당 당사가 아닌 유력 대선후보의 사무실을 선택한 것이다. 

    두 조로 나뉜 민주노총 관계자 20여명은 이날 오후 용산빌딩(이명박)과 엔빅스빌딩(박근혜)에 위치한 두 후보의 사무실을 ‘급습’한 뒤 두 후보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민연금법에 대한 유력 대선주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두 후보의 사무실을 농성장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박 후보는 지방일정으로 서울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민노총 관계자들은 “면담을 요청했는데 답이 없다”고 항의했다. 박 후보 캠프 사무실을 농성장으로 선택한 민노총 관계자들은 “지금 국민연금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입장인지, 내일 표결처리에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 측은 사무실을 점거 농성을 벌이는 민노총 관계자들에게 정중히 나가줄 것을 요구할 뿐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의 ‘얌전한 대응’에 이목을 끌지 못하던 민노총 관계자들은 ‘5년 안에 선진국! 믿을 수 있는 대통령-박근혜’라는 케치프라이즈가 걸린 사무실 벽면에 ‘국민연금법 개악 야합 주범 한나라당 규탄한다’는 플래카드를 붙이며 자신들의 ‘투쟁의지’를 표현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너무 하지 않느냐. 플래카드를 떼어 달라.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했고 민노총 관계자들과의 실랑이 끝에 플래카드를 떼어내기도 했다. 국민연금법 국회 처리에 대해 어떤 결정권도 갖고 있지 않은 두 후보는 ‘뜬금없는’ 민노총의 항의방문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민노총 관계자들은 박 후보 측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국민연금법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뒤 두시간가량의 농성을 풀고 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