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는 서울시장되려고 이 후보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겠지"

    "지난 2005년에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거(대운하)야말로 수질을 높이고 보존하는 21세기 미래산업이다'고 주장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오늘은 왜 이러나"는 이명박 후보의 타박에 대한 홍준표 후보의 넉살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마지막 대선주자 정책토론회 '집권비전 선포대회'에서도 홍 후보의 입담이 돋보였다. 홍 후보는 후보자 추가 지정토론에서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비판하며 "자꾸 운하 얘기 하는데 내가 물관리하는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운하를 오래 연구했고, 또 낙동강 강가에 살았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72년까지는 낙동강 물을 다 먹었는데 안동댐, 구미공단이 생기면서 2, 3, 4급수로 전락했다"며 "흐르는 물도 1급수로 못만드는데 가둬놓고 어떻게 (수질개선이) 가능하다는 얘기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시간없는데 30초를 주면서 그런 얘기를 하느냐"며 "홍 후보는 2005년 한 인터뷰에서 '이거야말로 수질을 높이고 보존하는 21세기 미래산업이다'며 굉장히 주장했던 적이 있는데, 오늘 왜 이렇느냐"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또 "지난 토론회에서 홍 후보가 '운하에 독극물이 새면 두달동안 물을 못먹는다'고 해 낙동강 인근에 사는 분들이 깜짝 놀랐다. 상수원보호법에는 수상은 물론, 보호구역 부근 도로에까지 독극물을 싣고 지나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전복되느냐"며 "홍 후보와는 오늘 운하갖고 더 토론하지 말자"고 연타를 날려, 순간 승부가 기운듯 보였다.

    그러나 홍 후보의 기상천외한 반격이 이어지며 분위기는 반전됐다. 홍 후보는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거 독극물 그건 이혜훈 유승민 의원이 자꾸 한 얘기지. 나는 독극물 얘기한 적이 없고 사고로 기름이 새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이었다"고 받아쳤다.

    뒤이어 대운하 찬성 인터뷰와 관련한 답은 단연 압권이었다. 홍 후보는 "그 때(2005년) 서울시장 나가려고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직접한 거는 아닌 것 같고 (서면인터뷰 같은데)…"라면서 "그때야 시장되려고 '시장님'한테 잘보이려고 그랬겠지"라며 솔직하게(?) 정리했다. 상호간 날선 공방과 장외 세대결로 바짝 긴장했던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장은 순간 터져나오는 폭소로 뒤덮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