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후 1시. 서울 63빌딩 안에 있던 시민들은 '박근혜'를 연호하는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의 목소리에 놀랐다. 5분여 가량 '박근혜' 연호가 끊이지 않자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이 이에 질세라 '이명박'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63빌딩 행사장과 그 주변은 '빅2' 지지자를 비롯, 2000여명이 운집했다.

    지지자들의 마지막 세경쟁은 고스란히 재연됐다. 두 후보의 과열 세경쟁을 막으려고 당초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하려던 '2007 한나라당 집권비전 선포대회'를 63빌딩으로 옮겼으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두 후보 지지자들의 세경쟁을 막지 못했다.

    마지막 토론회라서 두 후보 진영의 세경쟁은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아어졌다. 당 관계자들은 토론장 주변의 질서유지에 비지땀을 흘려야 했다. 일부 시민들은 두 후보 지지자들의 연호가 신기한 듯 한 반응을 보였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이들의 연호에 짜증을 냈다. 63빌딩 안에 있던 일부 시민들의 입에선 "시끄러워 죽겠네" "이래서 한나라당이 싫어" 등의 소리가 나왔다.

    1시경 가장 먼저 도착한 이명박 후보는 지지자들의 환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화답했다. 부인 김윤옥 여사가 토론회에 처음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3녀 이수연씨, 막내 손녀 조유빈양과 함께 참석한 김 여사는 행사장에는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와 시간차를 두고 입장한 박 후보 역시 지지자들의 환호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박 후보는 '역전의 상징'으로 불리는 빨간색 재킷을 입었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기호 3번을 뜻하는 세개의 손가락이 그려져있는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치를 세우자) 부채'를 흔들며 박 후보를 맞이했다.

    행사장 내에서도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 측은 갈렸다. 양 후보 측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그룹을 지어 앉았다. 홍사덕 안병훈 두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김무성 최경환 김태환 유정복 김용갑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고 이 후보 측 지지자들은 이재오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이방호 전재희 심재철 이병석 김석준 의원이 멀찌감치 떨어져 자리했다.

    박근혜 이명박 두 후보도 옆자리에 앉았지만 두 후보 모두 행사시작까지 단 한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특히 양 후보 캠프의 핵심인사들은 토론회 장 주변에서 지지자들 및 참석한 지역 당협위원장, 당원들을 개별접촉하며 경선을 대비한 당심공략에 열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