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도부의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향한 박근혜 전 대표 측의 ‘검증공세’는 점점 날카로워 지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 내에는 이번 기회에 이 전 시장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강경 기류가 흐른다.

    27일 서울 여의도 박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참모진은 이 전 시장에 대한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당 차원의 확실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례적으로 이날 회의에서 오간 발언들을 공개하면서 캠프의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시켰다. 또 ‘다스 부동산 매입’ 의혹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서청원 "검증기간 동안 도덕적인 문제 반드시 뿌리 뽑아야"

    캠프 상임고문인 서청원 전 대표는 “언론에서 문제제기하고 있는데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면 본선에서 집권세력이 문제제기하지 않겠느냐. 틀림없이 당하게 돼 있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검증기간 동안 도덕적인 문제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재원 공동대변인이 전했다.

    서 전 대표는 “오늘 주요 일간지에 보도된 이 전 시장 친인척이 개입된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의 부동산 개발 관련 의혹 사안을 참으로 충격적이다”며 “도대체 이 전 시장의 재산문제가 발생하면 왜 그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로 귀결되느냐. 도대체 이런 건이 몇 건이냐”고 혀를 찼다. 그는 “옥천 땅도 처남,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제 소유자 논란도 형과 처남, 도곡동 땅 1313평 문제도 처남, 황제테니스 의혹이 제기된 별장도 처남, 김경준 사건과 관련된 BBK의혹도 형과 처남이 운영하는 회사와 관련돼 있다”며 “도대체 재산문제의 끝은 무엇이며 정체는 무엇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BBK 관련 의혹도 심각한 문제다. 당초 2002년경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할 무렵 다스의 연간 이익은 외환위기 직후라서 2~3억원에 불과했다”며 “그런데 다스가 아무런 검토 없이 수십년 내지 100년 동안 이익을 내야 할 돈을 BBK에 투자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것에 대해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중앙당은 검증을 회피하면 본선에 가서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느냐”고 당 차원의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캠프 조직총괄본부장 김무성 의원은 “이번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 틀림없이 돈선거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면 다 망가진다”며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지금까지 국회의원 수십명을 이끌고 외국을 다녀왔다. 이게 될법한 소리냐”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양심이 있어야 한다.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 인사청문회를 우리가 어떻게 했느냐. 그 사람도 주소이전 때문에 인준이 부결됐다”며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이 전 시장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 수 있느냐”고 이 전 시장의 ‘위장전입’ 사실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그는 박 전 대표 측의 ‘다스 부동산 매입’ 의혹 제기에 강재섭 대표가 ‘경고’를 것에 대해서도 “중앙당은 검증을 제대로 하려는 우리 노력을 무조건 중단할 것만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혜훈 “정당한 공개질의 네거티브로 매도하는 게 악질적인 네거티브”

    이 전 시장의 재산 문제에 대한 공세에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시장의 큰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소유하고 있는 ‘다스’ 소유 회사 ‘홍은프레닝’의 부동산 매입과 인근 지역 뉴타운 지정에 이 전 시장이 개입돼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캠프 공동대변인 이혜훈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이 전 시장 캠프 박형준 대변인은 다스가 홍은프레닝으로부터 약속어음 154억원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2005년 홍은프레닝에 대한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는 분명히 ‘홍은프레닝이 (주)이수건설로부터 받은 액면가액 154억원의 약속어음은 (주)다스에 양도했다’고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006년 홍은프레닝의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다스가 100% 출자한 이 회사는 2006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분양수익누계액이 247억4556만8000원이라고 분명히 나와 있다”며 “작년 한해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렸는데 어째서 다스가 건물을 지어서 회사가 어려워졌는지 답해 달라”고 했다.

    그는 또 “이 전 시장 최측근 복심을 어떻게 일개 직원도 아니고 대표이사와 감사로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회사에 심을 수 있다는 점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다스의 주식을)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과 상관없다고 항변하는데 주식은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아도 회사를 사실상 소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하고 근거 있는 공개질의를 네거티브라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가장 악질적인 네거티브”라며 “일체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며 윤리위에 이미 제소한 건들도 취하하겠다고 국민 앞에 얘기해 놓고 돌아서서 네거티브 하는 것은 극히 이중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화합하자고 하는데 근거 있는 공개질의에 답부터 하는 것이 진정한 화합으로 나가는 첫 걸음”이라고 이 전 시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