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나라당 ‘빅2’ 진영은 경선후보와 참모진이 ‘따로 노는’ 모습이다. 두 캠프 참모진은 ‘수자원공사 대운하 보고서’를 두고 격한 대립을 펼치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지만 정작 경선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서로를 웃는 낯으로 대하고 있다. 참모들의 날선 공방전에 두 후보는 일단 한발 물러서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지도부-경선후보 만찬에 이어 26일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회 출범식에 나란히 참석한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미소띈 얼굴로 인사를 나눴지만 어색함이 묻어났다. 비슷한 시각에 행사장에 도착한 두 후보는 서로를 ‘피해’ 양쪽으로 갈라져 신임 국책자문위원들과 인사부터 나눴다.
‘신경전’을 펼치듯이 당 지도부와 경선후보들이 앉을 자리 주위를 맴돌던 두 후보는 착석하라는 사회자의 말에 한 곳으로 모여 서로 악수를 나누고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나 둘이 눈을 마주치고 밝게 웃은 것은 이 때 뿐이었다. 한 시간 가량 걸린 이날 행사에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눈을 마주친 것은 두 차례 정도였다.
‘정권교체’를 역설하는 두 후보의 목소리에도 차이가 느껴졌다. 이 전 시장은 “정권연장세력이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막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범여권의 공세를 강조했다. 자연스럽게 ‘노무현 vs 이명박’ 구도가 부각됐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는다는 것이 끔찍하다고 했으며 전직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도 한나라당 정권을 막기 위해 ‘이렇게 하라’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북쪽 김정일 세력도 한나라당 정권을 막으려는 음모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런 안팎의 도전에 우리는 공정하게 경쟁하고 화합해서 (이겨내) 정권교체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제1 과제도 정권교체, 제2과제도 정권교체다.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 나가자. 나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진실한 마음과 정도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슬로건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BBK 사기사건'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전 시장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해석됐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은 여당을 상대로 해서 많은 승리를 거뒀다. 이제 마지막 승리만 남아 있다”며 “대한민국을 구할 수 마지막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이 되고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가슴 아픈 점은 우리가 져서 정권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지면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 들어서 나라와 경제를 망치고 국민이 피눈물 흘리게 했다는 게 가슴 아프다”며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분명하다.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국민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선진한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모든 것을 던져 한나라당의 승리, 대한민국의 승리를 일궈내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