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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와 경선후보들과의 만찬을 앞둔 25일 낮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은 전투태세였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에서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위변조 가담설에 이어 ‘유통 배후설’까지 제기하자 박 전 대표 측은 격앙했으며 ‘할 말은 해야 한다’는 강경한 기류가 흘렀다.
두명의 캠프 공동대변인이 연이어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이 전 시장과 정두언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으며 보고서 유통자로 의심받고 있는 유승민 정책메시지 총괄단장도 라디오방송 출연과 성명 발표 등으로 반격에 가세했다. 캠프 내 이 같은 강경기류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릴 지도부-경선후보 만찬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캠프 간 대운하 보고서 공방전에서 한발 물러나 직접적인 반응을 삼가왔던 박 전 대표지만 이날 지도부-경선후보 만찬에서 이 전 시장에게 직접 문제제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양 진영간 첨예하게 대립해온 문제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당사자 앞에서 직접 따지는 ‘정공법’을 선택해 왔다. 경선룰 논란이 한창 뜨거웠던 지난달 4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강재섭-김형오-박근혜-이명박 4자회동’에서도 박 전 대표는 “기존의 경선룰 대로 가자”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이 전 시장을 향해 “애 못 낳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근거도 없이 자신들이 어려움에 빠지면 우리 캠프에서 했다고 발표하는데 이것은 어려움을 빠져나가려는 것으로 잘못됐다. 이런 게 네거티브다”(21일 여성지방의원 워크숍 참석 자리에서)는 것이 ‘대운하 보고서’ 논란을 바라보는 박 전 대표의 시각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 캠프 측은 ‘원칙’과 ‘정도’를 강조해 온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과 얼굴을 맞댄 자리에서 ‘범여권 공모설’ ‘유통 배후설’ 등에 대해 직접 문제제기를 할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재원 공동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대운하 보고서 문제를) 직접 언급할지는 전적으로 박 전 대표에게 달려 있지만 우리와 생각이 같다”고 말했다. 이혜훈 공동대변인도 “지도부-경선후보 만찬에서 박 전 대표가 무슨 말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이 전 시장 측의 중상모략이 심각해지고 있어 직접 언급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강재섭 대표가 주선한 이번 만찬에는 박관용 선거관리위원장, 안강민 국민검증위원장, 인명진 윤리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원희룡․고진화․홍준표 경선후보도 참석하지만 정치권 안팎의 이목은 ‘빅2’의 입에 집중된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