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지율이 한달 새 무려 11.1%p나 급락하면서 경쟁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격차가 11.7%p까지 좁혀진 것이다. 

    문화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20일 실시한 6월 정기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지난번 조사(5월 16일)보다 11.1%p 하락한 37.8%의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3.6%p 상승한 26.1%를 기록해 동일기관이 올해 들어 실시한 여론조사 중 처음으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p대(11.7%p)로 좁혀졌다. 한나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한 자릿수(7.1%p)로 더 줄어들었다.

    특히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박 전 대표에게 추월당했다. 대구·경북에서 이 전 시장은 17.3%p 하락한 33.5%였지만 박 전 대표는 9.9%p 상승한 38.4%로 이 전 시장을 앞질렀다. 부산·경남에서도 이 전 시장은 14.9%p 떨어져 33.3%였고 박 전 대표는 9.6%p 오른 37.2%였다.

    ‘한나라당 내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명박 하락세, 박근혜 상승세’는 이어졌고 두 후보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이 전 시장은 5월보다 9.2%p 하락한 48.6%였고 박 전 대표는 4.8%p 상승한 35.8%를 기록해 격차는 26.8%p에서 12.8%p로 감소했다.

    한귀영 KSOI연구실장은 21일 “줄곧 확산돼온 이명박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 전 시장이 3월 이후 상승계기를 잡지 못한 데다 검증국면에서 누적돼 온 각종 의혹과 대운하 공약에 대한 집중적 비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고 문화일보는 보도했다.

    한나라당 검증공방과 관련, ‘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더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47.3%)을 지목한 응답자가 박 전 대표(17.2%)를 꼽은 응답자의 세배 가까이 됐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이 전 시장이 문제라는 응답이 47.3%, 박 전 대표가 문제라는 답변은 16.8%였다. 지지후보 변경 의사가 있다는 23.2%의 응답자가 지지후보 변경 이유로 ‘후보자 도덕성’(49.9%)을 가장 많이 꼽은 상황에서 향후 두 후보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는 KSOI가 설계·분석하고 여론조사전문기관 디오피니언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