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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1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관련된 범여권의 의혹제기를 “정권연장에 광분한 노무현 정권의 정치공작”이라고 맹비난하며 당내 특별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내부 싸움을 즉각 중단하고 외적을 물리치는데 힘을 합쳐 줄 것을 각 후보 진영에 엄숙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캠프 실세로 통하는 이 최고위원의 이 같은 말은 ‘BBK 사기사건 연루 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전 시장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일축하며 당 차원의 전면투쟁 선언을 촉구했다. 안팎을 향한 이 최고위원의 강도 높은 비판은 회의 시작 전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이명박 캠프 책임자를 맡고 있어서 당 회의에 나오는 게 쑥스럽다며 경선이 끝날 때까지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고 했다는 강재섭 대표의 전언과 맞물려 비교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권이 정권연장에만 혈안이 돼서 무분별한 정치공작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개미구멍에 제방이 터진다는 옛말을 생각해 정치공작과 전면투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 정권이 어제는 분열 해 놓고 오늘은 대통합을 주장하며 대통합만 되면 정권을 연장할 수 있는 것처럼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정권연장에 광분한 노 정권이 한줌 밖에 안 남은 열린우리당 잔당을 앞세워 한나라당 집권저지 정치공작에 나섰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유력 대선후보의 대운하 공약을 정부기관을 이용해 그들의 목적에 맞게 주문생산, 유통하고 대한민국 검찰과 금융감독원이 혐의 없다고 결론 내린 사건을 면책 특권을 이용해 국회에서 국민 선동하는 정치공작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른바 김대업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5년 전 김대업 수법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 당시 김대업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았는데 그때도 이렇게 의혹을 지폈고 결국 허위라고 밝혀지는 동안 대선이 끝났다”며 “한나라당이 이런 흑색 정치공작에 머뭇거리다가 또 다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한다면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모든 당력을 집결해서 노 정권의 정권연장 기도와의 전면투쟁을 선언하고 필요한 당내 특별 기구를 즉각 설치해야 한다”고도 했다.
범여권을 향해 날을 세웠던 이 최고위원은 “각 후보 진영에도 한마디 하겠다”며 내부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우리 쪽이 공작대상 아니라고 해서 내일을 안심할 수 없다”며 “한쪽을 무너뜨리고 나면 또 한 쪽을 무너뜨린다는 것이 약한 고리를 걸어 강한 고리를 친다는 좌파적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 집권 여부가 달린 문제다. 동지들의 내부 싸움이 곧 승리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며 “내부 싸움을 즉각 중단하고 외적 물리치는데 힘을 합쳐 줄 것을 각 후보 진영에 엄숙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