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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김대업 경계령’이 발동했다. 한나라당은 13일 당 대선후보들에 대한 범여권의 연이은 의혹제기를 ‘2002년판 공작정치’로 보고 강력 대응을 다짐했다. 강재섭 대표는 “전투복을 입어야겠다”고도 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로) 오다 보니 여의도 63빌딩 앞에 코스모스가 피었더라. 상식적으로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가 여름도 되기 전인 늦은 봄에 핀 것을 보니 정치판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을쯤 되면 여당이 우리 후보를 흠집 내려고 김대업을 내세울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느닷없이 지금 김대업 같은 사람을 내보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건강한 후보를 내보내기 위해 검증하고, 암에 걸렸는지 감기가 걸렸는지 주사를 놓고 그러는데 멀쩡한 외부 사람이 껴서 우리 보건소에 대고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넥타이를 풀고 회의에 참석한 강 대표는 “전투복을 입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넥타이를 풀었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 부인의 투기 의혹을 제기한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을 겨냥, “열린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는 사람까지 나섰다”며 “웃기는 것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국민들 먹여 살리는 비전을 얘기하거나 할 일이 없으면 당을 깨고 붙이는 것이나 하지 느닷없이 한나라당 후보의 부동산 문제가 어쩌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싱겁다. 늦봄에 핀 코스모스 같이 이상한 사람이다”고도 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권이 정권연장에만 혈안이 돼서 무분별한 정치공작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개미구멍에 제방이 터진다는 옛말을 생각해서 정치공작과 전면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권연장에 광분한 노무현 정권이 한줌 밖에 남지 않은 열린당 잔당을 앞세워 한나라당 집권저지 정치공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코스모스가 빨리 핀 것은 아마도 이 정권이 빨리 지나가고 대선이 다가왔으면 하는 국민의 여망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 대표의 말을 받은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개입을 경계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선관위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앞으로도 발언을 계속하겠다고 한다”며 “선관위의 입장이 너무 소극적이다.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선관위가 독립적인 헌법 기관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에는 선관위의 중지․경고․시정 명령을 불이행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고발조치하게 돼 있다”며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기관이라면 왜 독립기관으로 있어야 하느냐. 대통령이야말로 법을 준수해야 하는데 실무차원의 견해만 되풀이 하는 그런 실무자들이 공무원으로 왜 존재해야 하느냐. 공명선거를 지킬 의지가 있느냐”고 따졌다. 그는 “5년 전 대선 때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또다시 노사모 같은 엉터리 사조직이 설친다든지 김대업 공작정치를 대선에서 방치하겠다는 것이냐”며 “선관위를 주시하겠다. 선거법과 선관위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통령 법위반 행위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은 “노무현 정부와 범여권이 공작정치선거의 재판으로 몰아가려 한다. 선동공작정치의 포맷을 갖고 있는 듯하다”며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김대업이라는 전과 7범을 의인으로 각색하고 시민단체에서 내용을 갖다가 양심고백 하듯이 (공개)해버리면 친여 언론 매체를 통해 도배되면서 허위사실 유포 개념도 지워버렸다.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위기다. 이런 수법에 대해 사활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