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같은 '무뎃뽀' 공약같다"(홍준표 후보)
    "얼핏 들으면 근사해서 대중을 현혹할 수 있겠다"(이명박 후보)

    홍준표 후보는 역시 '강한' 조연이었다. 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 2차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에서도 홍 후보는 자신의 지정토론 시간을 이명박 후보를 공략하는 데 모두 썼다. 홍 후보는 지난 광주대회와 마찬가지로 일문일답식 토론으로 이 후보와 설전을 펼쳤다.

    홍 후보는 이 후보의 실언부터 지적했다. 그는 "'애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보육을 말할 자격 없다' '장애인은 낙태해도 된다'고 한 게 진심과 다르게 전해졌죠"라며 마치 해명기회를 주는 듯한 질문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이 후보는 "질문 잘해 줬다. 어느 누가 그렇게 얘기했겠느냐"고 답했다. 

    곧이어 홍 후보는 이 후보의 '젊은부부 주택보급' 정책을 집중 공략하며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1년에 신혼부부가 얼마나 탄생하는지 파악했느냐"고 그물을 던졌고, 이 후보는 "숫자를 묻는 거냐"며 "2만 세대 정도"라고 답했다. 걸려들었다. 홍 후보는 어이없다는 듯 "2만…?"이라고 흘린 뒤 "25만 6000쌍이다"며 톤을 올렸다. '그것도 모르고 공약을 했느냐'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려는 의도다. 이어 홍 후보는 "1년에 25만6000 가구를 지어야 한다는 건데 동탄신도시가 10만 가구 정도"라며 이 후보의 설명을 요구했다.

    공을 넘겨받은 이 후보는 "2만이라는 것은 월 2만 세대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피해갔다. 이 후보는 "월 2만 세대니 연간 20만에서 25만 세대인데, 이를 다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택이 필요한 세대는 3만에서 5만 세대 정도"라고 반박했다.

    여기서 그칠 홍 후보가 아니었다. 홍 후보는 "1년에 짓는 주택 수는 46만 세대 중 임대 10만 세대와 주공 2만5000 세대를 빼면 32만 세대"라며 "신혼부부에게 20만 세대를 주면 다른 영세민이나 기혼자는 어디서 집을 사느냐"고 몰아세웠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처럼 '무뎃뽀' 공약"이라고 공격을 이어갔다.

    이 후보도 지지 않았다. 이 후보는 "얼핏 들으면 근사해서 대중을 현혹할 수 있는 숫자"라며 질문 수준을 낮춰버렸다. 그는 "주택정책은 말로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정권이 주택정책을 실패했던 숫자에 비유해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면 안된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소 수그러진 홍 후보는 "수치를 전부 맞춰보니까 '무뎃뽀' 공약 같은데…"라며 혼잣말을 던진 뒤, "이 후보가 청계천(복원)도 했으니 '무뎃뽀' 공약이라도 실천한다면 국민이 좋아할 것"이라는 덕담(?)을 전하며 맞짱토론을 마무리했다.[=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