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부산 벡스코 일대가 들썩였다. 한나라당 교육복지 분야 정책비전대회를 보려고 몰려든 당원들 때문이다. ‘한반도 대운하’ 같은 특별한 쟁점이 없어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도 했지만 현장 열기만은 첫 번째 경제분야 광주토론회 이상이었다.

    토론회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5000여명의 당원들은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모자를 쓰고 태극기와 당기를 든 채 당 대선주자들을 기다렸다. 

    이들은 첫 번째 토론회에서 노하우를 터득한 듯 대선주자들의 원활한 입장을 위해 토론회 장소로 들어가는 입구까지 길을 만들어 놓았다. 

    각자 지지하는 주자들의 이름을 외치며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던 당원들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순간 무너지고 말았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는 5명이었지만 당원들의 관심을 여전히 ‘빅2’에 쏠려 있었다. 박사모와 MB연대로 대표되는 양대 주자의 팬클럽 회원들도 저마다 특색있는 응원을 보이며 장외대결을 펼쳤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팬클럽 회원들은 박 전 대표의 대형사진, 무궁화 깃발을 들고 '박근혜'를 연호했다. 이 전 시장측은 '선거는 축제'라는 글귀를 엉덩이에 새긴 팬클럽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벌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지난 광주 대회에서 최대 쟁점이 됐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둘러싼 기싸움도 여전했다. 이 전 시장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국운융성, 한반도대운하'라는 배너가 등장했으며, 이를 반박하는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독일에는 운하사고가 정말 없었나'라는 문구의 피켓이 보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시장은 토론회 장소로 입성하기까지 몇분이 걸렸다. 이 전 시장이 자신을 연호하는 당원들에 싸여 행사장 입구까지 오자 출입을 통제하고 있던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이 전 시장에 ‘묻혀’ 비표 없이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가려내느라 관계자들은 진땀을 빼야 했다. 

    이같은 상황은 박 전 대표 입장에서도 똑같이 재연됐다. 등장에서 입장까지 긴 시간이 걸린 박 전 대표는 행사장 안에 들어와서도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지지자와 경호원, 당 관계자들이 뒤엉켜 ‘사고’가 우려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 박 전 대표도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야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올림머리에 빨간색 재킷을 입고 와 눈길을 끌었다.

    고진화 의원의 등장도 눈에 띄었다. 걸어서 입장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고 의원은 지지자들의 목마를 타고 나타났다. 그러나 당원들에게 휩싸여 행사장까지 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빅2와는 달리 목마 탄 고 의원의 ‘행진’에는 거침이 없었다.[=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