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7일 ‘8000억원대 재산설’ ‘BBK 연관설’ 등에 대해 직접 나서 해명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기자회견과 관련, “단순부인 아니냐”며 미흡하다는 평을 내놨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후 캠프 실무진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갖는 등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 측 김무성 김재원 최경환 이혜훈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모여 공중파를 통해 생중계된 이 전 시장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기자회견이 끝나자 “이게 끝이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해명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이를 지켜보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금은 다른 진술이 나오고 있어 문제가 되는 것 아니냐” “남이 아니면 가족 명의로 돼 있다는 것이냐” “재산 1원이라도 더 찾으면 가지라는 말은 왜 안하느냐” 등의 ‘추임새’가 이어졌다. 

    박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논평에서 “이 전 시장의 회견을 지켜봤지만 어제 우리가 제시했던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며 “이 전 시장은 오늘 BBK와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으로도 관련이 없다고만 얘기했다. 우리가 던진 질문에 대한 충분한 ㅐ명이 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 전 시장은 본인이 BBK를 창업했다고 언급한 중앙일보 2000년 10월 16일자 보도와 2001년 3월 월간중앙 인터뷰를 오보라고 했는데 그 부분을 밝혀 달라는 것”이라며 “BBK의 명함에 이 전 시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명기돼 있는데다 이 전 시장이 김경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실리 브로셔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는 “남의 명의로 된 땅 한 평도 없다고 말했는데 남의 명의에는 일가친척도 포함되는지 여부를 밝혀 달라”며 “이 전 시장의 맏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최대 주주로 있는 (주)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가 140억원을 떼였는데 이를 어떤 경로로 BBK에 투자했고 이 전 시장은 어떻게 관여돼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의 해명을 지켜보겠다. 만일 이 전 시장의 해명이 국민적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다면 검증위에서 철저히 검증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공개된 질의에 대한 답은 없고 수년 동안 ‘나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답해 온 것을 번복한 것 외에는 없었다”며 “왜 상관없는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제기된 의혹에 대한 답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의도를 짐작하게 하는 기자회견이었다”며 “진실규명이라기보다 의혹에 대해 밝히는 것도 어렵고, 가만히 넘어가기도 어렵고 해서 나온 정치적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직․간접으로라도 제기된 의혹과 관련이 있으면 대선후보를 사퇴하겠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런 내용이라면 기자회견을 할 만하지만 ‘나는 아무 상관없다’고만 해서 놀랐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