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일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소속 유력 대선후보를 맹비난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독재자의 딸이고 한나라당 집권이 끔찍한 일이라면 내가 당 대표로 있을 때 왜 대연정하자고 주장했느냐”고 맞받아쳤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서강대 경제대학원 초청 특강 후 노 대통령의 참여정치포럼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노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매일 들었고, 2년 3개월 당 대표 맡을 때는 거의 매일 여당 쪽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국민이 주는 권력이 아니면 받지 않겠다, 국민의 뜻과 맞지 않으니 거부한다고 했는데 (노 대통령이 자꾸) 한나라당과 (대연정)하자, 나하고 하자고 해서 나중에는 청와대까지 가자 않았느냐”며 “너무 앞뒤에 어긋나는 말씀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역사관이나 국정 철학, 국가관 등이 잘못돼 있을 때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어지는가는 지난 4년 동안 경험했다”며 “대통령 임기 마무리할 시간인데 대선과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마무리를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대통령이 고민할 것은 역사의 평가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이다. 국가지도자는 국민들을 잘 살게 하고 행복하게 해줬느냐로 영원히 평가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80%가 잘했다고 평가하는 아버지, 나에게 불리하겠느냐"

    그는 자신을 겨냥한 ‘독재자의 딸’이라는 비판과 관련, “돌아가신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찬반 평가가 있다. 여론조사를 봐도 국민의 80%가 그때 나라를 살리기 위해 잘했다고 평가하고 있기에 그것이 어떻게 나에게 불리한 것이 되겠느냐”며 “그때 (아버지가) 못 다한 일에 대해 정치를 하면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정치하는 보람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이 “타당성 없다고 결론 내렸던 사안”이라고 깎아내린 자신의 공약인 ‘열차 페리’에 대해서도 “우리세대 뿐만 아니라 자자손손 후손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정치권에 들어올 때부터 남북철도를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까지 연결해서 부산부터 유럽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 왔다. 좋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된다고 생각해 왔다”며 “오랜 구상이지만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니 마냥 북한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다. 그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서해안과 중국을 열차 페리로 연결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열차페리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남북 철도가 연결돼 시베리아까지 철도가 연결된다고 해도 열차페리는 열차페리대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며 “서부대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경제성장을 더 이룬다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많은 원료와 제품 등을 실어 나르고 수입해야 한다. 물류비가 획기적으로 절약되고 보관창고도 필요 없는 열차페리는 열차페리대로 유용하다”고 반박했다. 또 “물류를 10시간동안 옮기는 과정에서 내리고 싣고 보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시베리아 철도도 연결하고 열차 페리도 연결하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동북아물류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아직도 졸린 사람이 있을 것 같아 퀴즈를 내겠다”고 운을 뗀 뒤 ‘유머’로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루브르 박물관 명화, 명품들이 얼마나 많으냐. 어떤 사람 관람 하고 있는데 갑자기 화재가 나서 긴급한 상황 됐다. 작품 하나만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 이 경우 어떤 작품 들고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이게 퀴즈다. 정답은 자기에게 가장 가까운 작품 하나만 빨리 들고 나오는 것이다. 수많은 명화 있지만 멀리 있는 것 소용없다. 그 어떤 것이 더 중하다고 경중 따질 수 없겠지만 자기 손에 닿는 명화 먼저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어려운 일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일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대통령도 대통령 위치에서 다른데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민생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명품(명화) 하나를 구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