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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이 총출동해 ‘한반도 대운하’의 경제성 설득에 나섰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진영 여전히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유승민·이혜훈 의원은 1일 “경부운하를 11년 동안 연구·검토해 왔다는 이 전 시장이 ‘경부운하 건설 기본 계획안’을 내놓아라”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전 시장의 구체적인 안은 없고 그를 돕는 자문교수가 만든 안만 돌아다니고 그것에 대한 논쟁만 일어난다”며 “논쟁을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면 11년 동안 연구해 온 구체적인 계획을 빨리 발표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와의 ‘맞짱 토론’ 카드로 역공에 나선 이 전 시장에게 토론을 할 수 있는 확정된 계획안부터 제시하라고 맞받아진 것이다.
유 의원은 “경부운하의 문제점을 지적하니까 하루하루 말이 달라지고 있다. 식수원이 오염된다고 하자 아무 계획도 없이 식수원을 북한강으로 옮긴다고 하고 예산도 마땅치 않은데 (취수방법을) 강변 여과수로 하겠다고 한다”며 “이 전 시장이 구체적인 안을 내놓은 후에 그 안을 놓고 전문가들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이 의원은 이어 한반도 대운하가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이 전 시장 측의 반박 기자회견 내용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재반박했다. 이들은 일단 이 전 시장측이 대운하 경제성을 증명하는 자료로 제시한 세 가지 B/C비율(비용편익분석을 통해 특정 사업의 편익과 비용을 추계해서 그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의 신뢰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 캠프 한반도대운하추진단장인 박승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곽승준 교수 2.3, 이상호 교수 1.145, 97년 수자원공사 0.948’을 “대운하에 대한 경제 분석” 증거로 들었다.
유 의원은 “97년 수자원공사의 경부운하 B/C비율을 인용했는데 의도가 있다. 98년 수자원공사의 경제 분석을 보면 B/C비율이 평균 0.18에 불과했다”며 “어디서 이런 보고서를 찾아냈느냐. 자료를 공개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이 수자원공사의 연구결과가 잘못됐다고 했다”며 “공공기관의 연구결과가 더 설득력이 있겠느냐, 이 전 시장 캠프 인사가 연구한 결과가 더 설득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또 “운하의 운행시간은 60시간 이하로 내려갈 수 없다”며 “갑문이 19개다. 이 전 시장 측은 갑문 통과 시간이 7분이라고 했지만 수많은 갑문을 열고닫는 분들의 증언과 통계수치에 따르면 여닫는 시간만 10분이고 수면 차이를 맞춘 후 열고닫으려면 30분은 걸린다”고 반박했다. 그는 “5000t 바지선의 최대속도는 시속 35km지만 적정 속도는 시속 10~12km다. 최대 속도로 갈 경우 바지선은 기름 먹는 탱크로 변한다”며 “바지선에 컨테이너 200개를 채운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한꺼번에 200개가 쏟아져 나오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첨단 바지선으로 부산까지 가서 운하용 항구에 내릴 필요 없이 바로 바다로 빠져나가 큰 배에 컨테이너를 옮길 수 있다는 이 전 시장 측 주장에 대해서도 “낙동강 하구에는 바닷물이 흘러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갑문이 있는데 열 수가 없다. 바닷물이 식수원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며 “대형 바지선이 낙동강 하구까지 오더라도 수출용 대형 선박으로 화물을 갈아 싣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어이없는 것은 운하를 만들어야 내륙도시가 발전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개발심리를 자극해서 표를 얻으려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며 “취수원을 옮긴다면 오히려 그 지역 규제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경부운하가 지나가는) 지역에 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이 이 시점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심정으로 공약을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