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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TV토론'에서 선전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TV로 생중계된 지난 29일 경제분야 '정책비전대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표는 토론회 성적이 '대통령 적합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쟁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오랜만에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지도에서 상당기간 동안 뒤쳐져 있던 박 전 대표로서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서울신문-KSDC(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28.4%)는 이 전 시장(14.4%)에 비해 '토론을 잘했다'는 평가를 두배 가까이 높게 받으면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박 전 대표는 대통령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도 29.4%를 얻어 이 전 시장(27.5%)을 앞섰다. 한나라당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할 때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박 전 대표는 41.4%를 기록한 반면 이 전 시장은 29.7%에 그쳤다.
이에 대해 신문은 "대통령감 적합도는 지지도에 비해 견고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오랜 기간 이 전 시장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눌려 있던 박 전 대표로서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조사를 주관한 KSDC 김형준(명지대 정치학 교수) 부소장은 "박 전 대표가 토론을 잘했다는 평가가 바로 대통령감에 대한 평가로 이어졌다"며 "이는 토론회를 통해 유권자의 지지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전 연령층.학력층.소득층에서 이 전 시장보다 토론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주부들의 경우 23.6%가 박 전 대표에게 후한 점수를 줬지만 이 전 시장이 잘했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박 전 대표는 대구.경북(31.8%, 이명박 16.0%)과 부산.경남(28.0%, 이명박 7.5%)에서도 이 전 시장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이 전 시장은 전문직.공무원 직업군(20.4%, 박근혜 5.3%)과 호남(22.4%, 박근혜 7.5%)에서만 박 전 대표를 눌렀다. 한나라당 지지자도 이 전 시장(16.2%)보다 박 전 대표(38.3%)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줬다.
정책토론회는 지지후보 변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700명)의 12.2%가 지지후보 변경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토론회를 시청한 응답자(365명)의 12.1%가 지지후보를 바꾸겠다고 했다. 눈의 띄는 대목은 지지후보 변경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 18.8%가 이 전 시장에서 박 전 대표로 옮겨간 것이다. 박 전 대표에서 이 전 시장으로 지지를 바꾸겠다는 응답은 12.3%였다. 또한 지지후보 변경 의사층 중 토론회를 시청한 42.9%와 시청하지 않은 12.3%가 이 전 시장에서 박 전 대표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토론회 다음 날인 30일 전국 만19세이상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