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계가 사학법 재개정 촉구 마지막 카드인 '낙선부'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1300만(통계청 추정치 900만) 기독교인이 가입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 이용규 목사, 한기총)는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총선·대선 낙선 운동에 본격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들이 작성한 낙선자 명단인 '낙선부'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거 지목돼 있어 대선정국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총은 지난 29일 임원회와 실행위원회를 열어 사학법 재개정 반대 국회의원 낙선운동본부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사학법 재개정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본부장은 예장통합 총회장인 이광선 목사가 맡았다.

    한기총 김청 선교국장은 3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하거나 기권 의견을 표시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학법 개정으로 기독교 사학은 선교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이번 낙선운동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종교의 자유와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선부'는 교계 최후의 카드"

    지난달 말 '사학법 재개정 반대 국회의원 낙선운동본부'를 먼저 출범시켰던 기독교사회책임은 한기총이 본격적으로 낙선운동에 뛰어든 것을 환영했다. 김규호 사무처장은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한기총이 공식적으로 낙선 운동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기총도 이미 낙선자 명단을 작성해 놓고 있다. 언제든지 기독교계는 움직일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낙선부' 발표와 관련, 6월 임시국회와 이후 정치권의 움직임을 먼저 파악한 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낙선자 명단 발표는 교계 최후의 카드"라며 "지금 바로 발표하면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은 거침없이 사학법 재개정에 반대를 할 것이다. 이미 교계에 찍혔다고 생각하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할 것이기 때문. 따라서 내년에 총선이 있는만큼 6월 국회와 대선정국 등의 상황을 지켜본 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의원들이 찬성쪽으로 입장을 바꾸길 기대한다. 한기총도 그 같은 생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당 의원들 머리가 복잡할 것"

    그는 작성된 '낙선부'와 관련 일부 알려줬다. 그는 "열린당 의원들이 대거 사학법 재개정에 대해 유보입장을 밝혔다"면서 "열린당 의원이 가장 머리가 복잡한 것 같다. 진보진영에서 반대하기도 힘들고 또 찬성을 하게 되면 1300만 기독교인의 질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이번 낙선자 명단을 작성할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열린당 의원 10여명만이 분명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했을뿐 나머지는 입장을 유보한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유보자도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일단 낙선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유보자가 6월 임시국회에서 만약 사학법 재개정 반대로 입장을 굳힌다면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기총이 낙선운동을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교회를 조직으로 본다면 한기총을 따라올 조직이 없다. 신도수 1300만에 22개 거대교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정치적인 목소리를 자제해왔던 기독교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그 파장은 메가톤급 태풍을 예고하는 것과 같다. 정치권이 한기총의 움직임에 긴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 

    범여권 통합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라

    사학법 재개정이 범여권 통합에 새로운 변수로도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달 기독교사회책임이 각당 대표를 찾아다니며 당론으로 사학법 재개정에 찬성할 것을 요구할때의 반응을 살펴보면 알수 있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사학법 재개정에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통합신당측은 이에 대해 유보 입장을 알렸다. 통합신당측은 유보 입장을 밝히며 그 이유로 '여권 통합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독으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점을 들었던 것. 이와관련 기독교사회책임 김 사무처장은 "여권이 이문제를 가지고 복잡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은 다음달 23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사학법 재개정 촉구 집회를 갖기로 했다.이와 함께 전국의 교회와 해당 지역구에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현수막등을 걸어 놓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