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정책비전대회’를 하루 앞둔 28일, 토론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박근혜 전 대표지만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민주화 세력인 민추협 인사 35명에 이어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한 고건 전 국무총리 지지자 127명이다.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외곽에서의 잇따른 지원사격에 캠프는 기대감을 드러낸다. 민주화 세력과 중도․호남을 대변하던 고 전 총리의 지지 세력이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 줬다는 ‘상징성’만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 캠프 이정현 공보특보는 “고 전 총리의 지지자들 중 상당수는 호남 출신들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이고 희망을 갖게 한다”며 “외연확대에 큰 도움이 되고 호남 지지 기반 확대에 지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지지율 1위 후보를 제쳐두고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박 전 대표만이 실질적인 국정 운영 경험과 확고하고 투철한 국가관을 갖고 있다는 신뢰의 표시라고 생각된다”고도 했다.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과 고 전 총리 팬클럽 ‘우민회’ 회원인 이들은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는 ‘화합’과 ‘국민통합’이라는 국민적 화두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기자회견에는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 전 총리를 향해 “국가의 백년대계를 가름할 ‘화합’과 ‘국민통합’의 대역사는 결코 박 전 대표 혼자 힘만으로는 어렵다”며 “고 전 총리가 박 전 대표의 손을 잡아 줘야만 가능하다”고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를 “영호남으로 대변되는 골 깊은 동서단절의 강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성됐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결자해지’라고 박 전 대통령 맏이인 박 전 대표와 다수 호남인의 정서를 아우를 수 있는 고건의 몫이다” “거대 정당 한나라당호의 대표직을 맡아 강력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당을 무리 없이 이끈 박 전 대표야 말로 최고지도자로서의 리더십과 자질에 대해 평가․검증된 인물이다” “준비된 공학도 박 전 대표야말로 시스템에 따른 참 경제 건설로 민생고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 "누구처럼 경제라는 이름으로 '전부가 아니면 전무'의 막가파식 노가다식 건설로 국민을 불안케 하는 지도자" "기 확인된 부도덕성 위에 출생문제 병역문제 재산형성문제 사생활문제 등 갖은 의혹을 안고 시간 때우기로 검증을 미룬 채 코앞의 대선정국을 맞으려 한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국민통합의 대미장식은 동부권, 중부권, 서부권 벨트가 어깨동무를 해 춤사위를 펼칠 때 비로소 완결될 수 있다”며 “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 민주당이 삼두마차를 형성해 국정을 이끌어갈 것을 박 전 대표가 제안하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회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박 전 대표는 “지지선언해 주고 큰 힘이 돼 준 데 깊이 감사한다”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가 발전을 염원하는 뜻에서 귀한 걸음 해 준 것을 절대 잊지 않고 더욱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 24일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을 만나 선대위원장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표는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홍 전 부의장이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5선인 홍 전 부의장은 당 원내총무를 지냈으며 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16대 총선을 이끄는 등 ‘선거통’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박 전 캠프는 ‘홍사덕-안병훈’ 투톱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