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중 전 대통령은 25일 범여권의 통합논의와 관련, “국민은 일대일 여야 대결을 바라고 있고, 나도 한 국민으로서 양당 체제가 성립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사저에서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우리 국민은 위대하고 성숙하다. 국민을 하늘같이 생각하고 받들어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살피는게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함께 갔던 김종률 의원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양당 체제하에 공정한 경선을 치르고 정책대결, 인물평가로 국민에게 설명하고 호소하면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이같은 국내정치와 관련된 발언이 ‘훈수정치’로 비쳐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물러난 대통령으로서 현실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오히려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측면이 있고 (현실정치에 관여할)힘도 영향력도 없다”고 밝혔다고 김종률 의원이 전했다.

    이와 관련, 김종률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훈수정치’라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매우 불쾌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범여권의 대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의 역량을 믿어야 한다. 국민이 성숙했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관계를 먼저 진전시켜 6자회담의 합의 이행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게 바람직하다”며 “남북정상회담을 늦어도 8․15 이전에는 개최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을 못하면 남북관계의 맥이 끊어진다”며 “기본적으로 북한 핵 문제, 한반도 평화 문제는 우리 문제다. 우리가 당사자로 주도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근거와 당위성을 역설했는데 “91년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경우에도 남북한이 당사자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따질 권리도 우리에게 있다”면서 “비핵화약속 안 지킨 것을 따지기 위해서도 김정일이 대화 파트너가 아니냐”고 했다고 김 의원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예방 말미에 김혁규 의원에게 “여권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는데 잘 하길 바란다”며 “민선 3선 도지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국회의원도 잘 하더라. 중앙정치 무대보다 더 큰 미국 무대에서도 성공하지 않았느냐”고 덕담을 했다.

    김혁규 의원의 이날 김 전 대통령 예방은 김 의원이 당 동북아평화위 남북경제교류협력추진단장 자격으로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데 따른 방북 성과 설명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1시간 가량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