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이끌 ‘2007 대통령 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관용)와 ‘국민검증위원회’(위원장 안강민)가 25일 대선 승리를 위한 첫 항해를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선관위와 검증위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엄정중립’을 다짐하는 서약서를 받는 동시에 후보 등록부터 서둘렀다.

    강 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경선관리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면서 “제일 시급한 것이 후보등록”이라며 “정책비전대회 전날인 28일에 후보등록을 받는 것이 제일 깨끗하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안돼도 내주 말까지는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 등록을 통해 ‘빅2’을 당에 묶어 둬 ‘경선불참, 독차출마’ 등의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선관위도 이날 첫 회의부터 후보등록 문제를 안건으로 논의하고 오는 28일 2차 회의에서 등록 시기와 기탁금 문제 등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선관위 대변인을 맡은 최구식 의원은 1차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28일 회의 첫 안건이 후보등록과 기탁금 문제로 하고 한꺼번에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빠르면 다음주 중에 후보등록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후보 기탁금은 2억5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강재섭 “위원들 중 특정 주자와 가까운 사람 없다”

    이날 총 21명(선관위원 13명, 검증위원 9명)의 위원에게 일일이 위촉장을 전달한 강 대표는 그 무엇보다 위원들의 ‘엄정 중립’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선관위에) 각계 전문가를 다 모셔왔다. 평소에 잘 모르는 분도 많다”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특정 주자와 가까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립적으로 잘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립성 논란에 쐐기를 박자는 것이다.

    강 대표는 “선관위는 막강한 통합사령부다. 경선 관련 규칙을 만드는 입법, 불법선거운동과 네거티브를 단속하는 사법, 선거운동과 투개표를 관리하는 행정을 모두 다 갖고 있다”고 위상을 강조한 뒤 “내주 중에 대선주자들을 모아서 선관위 심판에 승복한다는 서약서를 받거나 선서를 받은 뒤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주자에게 전화 한 번 왔다고 흔들리면 안되니까 심판들도 공정하게 심판을 보겠다는 서약을 해달라”며 선관위원들에게 ‘서약서’를 내밀었다. 그는 “전권은 전부 선관위에 있다. 당 지도부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검증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면서도 위원들의 ‘중립’을 역설했다. 검증위는 박 전 대표 캠프 측으로부터 위원 선정에 있어 중립성 의심을 지적 받은 바 있다. 그는 “위원들부터 공정해야 한다. 당에 ‘국민을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일하는 것이지 특정후보와 연관이 있고 편파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공정서약서에 서명을 해달라”고 요구하며 이들에게도 ‘서약서’를 내밀었다. 강 대표는 ‘중립성 의심’을 받고 있는 한 위원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검증위할 때부터 특정 주자와 관계있나 검사해서 임명했고 소신에 의해 특정 후보와 관계없다고 확신했다”고 적극 엄호했다.

    강 대표는 이어 대선후보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선후보들에게) 정치공작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을 막고 면역 주사를 놓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검증위 이름 자체가 ‘국민검증’이다. 당 차원의 일이 아니고 국민들이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걱정하고 있고 정권교체 열망이 높기에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검증해 준다는 취지”라며 “건강한 후보를 뽑는 메디컬센터가 돼야 한다. 정치적으로 건강 검진하는 기구다”고 말했다. “통점이 있는데 그것이 근육통인지 염증인지, 심각한 골절상인지 암인지를 진단해 주는 검증기구”라고도 했다.

    박관용 “박씨와 이씨 같이 전국 누빌 수 있도록 하겠다”
    안강민 “최대한 진실에 가까운 검증 하겠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대통령 후보 지지율 1,2위가 한 정당에 있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복잡하고 위험한 구도”라며 “슬기롭게 잘 넘기는 일 이것이 바로 보람이다. 할 수 있다. 위원들이 엄정 중립에 서서 공정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멋진 영화는 라스트신이 참 좋다. 경선이 치열한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마지막 전대 결과 한 사람은 꽃을 주고 한 사람은 받고, 둘이 손잡고 환호하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박씨(박근혜 전 대표)도 이씨(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아닌 두 사람이 같이 전국을 누비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멋진 경선이 되고 모두가 믿는 윈윈 결과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화합을 당부했다.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과묵한 스타일’ 그대로 “검증위원들과 함께 최대한 진실에 가까운 검증을 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한나라당은 검증위 활동을 도와줄 추진단과 실무팀 구성을 비롯해 보완유지를 위해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선관위는 대선에 대비해 여의도에 마련한 ‘임시 당사’에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