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경선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군’이 속속 결집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건 전 국무총리 지지 세력과 70,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했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회원들이 박 전 대표 공개 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다.

    중도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던 고 전 총리의 지지 모임이 ‘고건을 대신할 인물’로 박 전 대표를 지목했다는 상징성 하나만으로도 지지 세력이 보수층에 치우쳐 있는 박 전 대표의 외연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독재 체제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했던 민추협 회원들의 공개 지지선언도 사회 일각으로부터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난받는 박 전 대표의 ‘짐’을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고건 지지모임 '한미준' 등 100여명 박근혜 공개 지지선언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한국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 회원 90여명과 고 전 총리 팬클럽 ‘우민회’ 회원 10여명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박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 지지를 공식 선언한다.

    한미준 조직위원장 이용휘씨는 2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화합과 국민통합 실현을 고 전 총리에게 기대했지만 (대선출마를) 중단해 버린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화합과 통합의 기수 역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50년 동서 단절의 강은 결국 박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려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박정희의 딸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도 고 전 총리는 선진조국의 초석을 만들기 위해 같이 일했다”며 “마지막 남은 여정에서도 박 전 대표의 손을 잡아줘서 화합의 대역사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 측과의 사전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그가 대통령이 되면 곤란하다.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되는 순간 노무현 대통령의 단두대가 바로 내려친다”며 “정권교체를 해야 되는데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 순간 자칫 잘못하면 정권교체가 물 건너 간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미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하면서 국정 경험을 했고 검증도 됐다”며 “섬세하면서도 강력한 여성의 힘으로 경제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여성 대통령 시대가 돼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민추협 인사 30여명 25일 지지 선언 기자회견 예정
    강창희도 "난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는다" 공개 지지의사 밝혀

    70,80년대 군사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투쟁을 했던 민추협 소속 상도동계 인사 30여명도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추협 인사의 지지 움직임에는 박 전 대표 캠프 고문을 맡고 있는 서청원 전 대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84년 만든 민주화운동 조직인 민추협 회원 중 YS직계 인사로 분류되는 상도동계는 40여명이다. 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이성헌 전 의원은 박 전 대표 캠프에, 안경률 정병국 의원은 이 전 시장 캠프에서 일을 돕고 있다.

    박희부 전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우리가 대항해 싸웠던 독재자의 딸이지만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대화합을 이뤄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무엇보다 좌파 정권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박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YS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초 지지선언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진 한 전직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서 전 대표로부터 그런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나는 김덕룡 의원이랑 같이 움직이겠다고 거절했다”며 “25일 지지선언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선서구을 4·25재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강창희 전 의원도 지난 22일 대전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맹꽁이가 아닌 이상 다 안다. 그러나 유·불리를 떠나서 단 몇 표가 되더라도 박 전 대표를 돕겠다”며 “최근 이 전 시장이 도와달라고 했지만 ‘나는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사람이 아니다’고 답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