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국의 위기를 극적으로 넘긴 한나라당이 이제야 ‘밖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동안 ‘경선룰 논란’에 휩싸인 당내 사정으로 당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던 ‘제1야당 한나라당’이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경선룰이 상임전국위원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골든로즈호 충돌 사건’ ‘전·현직 장·차관급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이유 사건’ ‘공공기관 감사들의 이과수 폭포 세미나’를 “노무현 정부의 무사안일 극치를 보여주는 일”로 꼽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도 “당내 사정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라고 할 정도로 한나라당 공식회의 석상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오랜만이다. 김 원내대표는 “국내 상황을 보면 정부의 무사안일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골든로즈호에 대한 늑장 대처로 귀중한 생명이 불귀의 객이 됐다”며 “외교통상부, 해양경찰청은 물론 청와대도 무사안일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국민의 생명에 관심 없는 정권이 왜 존재하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서 전·현직 장·차관급 아들 10여명에 대한 병역비리, 특혜 의혹을 이제 조사중이다. 단군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이라고 검찰이 자체적으로 이야기한 ‘주수도 게이트’(제이유 사건)도 태산명동서일필 같이 어처구니없게 수사를 종결했다”며 “검찰의 태도 용납하지도 좌시 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과수 폭포에 혁신 세미나를 하기 위해 갔다는, 웃음도 나오지 않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감사 포럼이 주도해서 만든 최초의 행사가 혈세 관광이라니 기가 막히다”고 혀를 찼다. 그는 “(관광을 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냐.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공공기관을 감하고 있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 출신이라는 것이 최고의 직책인 사람들이지만 감사역할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지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늘 중 각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접촉해 국회 운영위원회를 비롯해 관련 상임위를 소집하고 6월 국회 방향 설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권 말기 공공기관은 물론 정부 기관의 국고·국비·혈세 낭비 사항을 철저히 파헤쳐 6월 국회의 중점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