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치인은 약속했다가 안 지키면 그만이지만, 기업 CEO는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며 “반드시 실천하는 ‘새로운 대통령 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당 중재안을 놓고 벌어졌던 갈등에서 벗어나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시키며, 차별화된 대선행보를 재가동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15일 대전 대신고등학교에서 1일 명예교사로 나선 이 전 시장은 “학급에서도 공부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잘해야지’하고 노력해야지, 남을 과소평가하고 미워해선 안된다”며 “경쟁해서 이겨야지 끌어내려선 안된다. 공부 못하게 방해해서 되겠나”고 말했다. 그는 “세계를 다녀보면 서로 격려하고 인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사회가 발전한다”고 말해, 자신을 겨냥한 일련의 네거티브 공세를 의식한 발언도 곁들였다.

    전날 ‘대승적 양보’를 다시 선택해 끝이 보이지 않았던 한나라당의 내분을 극적 수습으로 이끌었던 이 전 시장의 자신감도 엿보였다. 대전에 가려고 오전에 서울 용산역에 나타난 이 전 시장은 평소보다 밝은 표정으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제 본격 경쟁’이라는 기자들의 지적에 “무슨 승부가 서둘러 나나요”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동행한 이성권 이군현 의원도 기자들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편안한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고 3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도중 칠판에 “Be MBtious(Ambitious)”라고 적고 ‘끊임없는 도전’을 강조한 뒤, “(MB를 가리키며) 이건 나야”라고 농담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시장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냐는 교사의 물음에 학생들은 저마다 ‘청계천’ ‘대운하’ 라고 답했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박수와 환호로 이 전 시장을 맞이한 학생들은 ‘대통령이 되면 공약을 꼭 지켜달라’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은 무엇이냐’ ‘참고서값을 내려달라’ 등 많은 요구와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의 저서 ‘흔들리지않는 약속’을 가져와 사인을 받은 김영철 학생(18)은 “수업보다 재미있었다. 대통령이 되면 공약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사인 공세에 이 전 시장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길 수밖에 없었다. 공책은 물론, 좋아하는 과목의 참고서, 심지어 가방을 내밀며 학생들은 사인을 요구했다.

    앞서 학교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어젯밤 대승적 통합을 위해 큰 결심했다’는 한 참석자의 말에 이 전 시장은 “국민 보고 한거죠”라고 답했다. 이 전 시장은 “정치권도 싸우고 우리 사회가 온통 갈등하고 분열하니 우리마저 그러면 국민보기에 부담이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1일 명예교사 강의를 마친 후 한나라당 중앙위원회가 주최하는 ‘충청포럼’ 특강을 갖고 ‘당심챙기기’에 나섰다.[=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