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햇볕정책해서 얻은 것은 북한이 보낸 '확인 불가능' 문서 한장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외신기자클럽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를 초대해 '납북자 실태 파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한국의 납북자 문제가 거의 알려지지 않아 이번에 워싱턴포스트·파이낸셜타임즈· 블룸버그통신 등 해외 기자들이 기자회견을 연 것. 이날 회견장에는 최 대표뿐 아니라 사선을 넘어온 납북귀환자 최욱일씨, 납북자 이민교씨의 어머니도 참석해 납북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신기자들은 북한의 비인간적인 납치테러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특히 한국 정부의 무능함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 납북자 가족법을 통과시킨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정부가 그동안 낸 성과라고는 달랑 이 문서 한 장을 납북자가족들의 손에 쥐어 준 것"이라며 북한이 보낸 납북자 생사확인 문서 한장을 내보였다.그 문서에는 '확인 불가능'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는 "이젠 납북자 문제는 전적으로 김정일의 손에 달려 있다"며 "핵을 갖게 된 김정일이 남한을 깔아 뭉개며 더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화만 하려고 하고 해결 노력을 전혀 안한다. 북한은 장사만 하려 한다. 북한은 납북자의 생사확인도 안하고 협상만 하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는 그런 북한에 아무런 힘도 못쓴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번처럼 '납북자'라는 표현까지 북한이 문제로 삼은 전례가 없었다"며 "북한이 핵을 가져서 그런지 남한 국민을 우롱하고 협박을 더 한다"고 비난했다.

    "당연히 정부가 납북자 교환을 요구할 줄 알았다"

    납북 귀환자 최욱일씨는 "김정일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한 후 북한은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송환하라고 남측에 요구했다. 북한에서 이소식을 들은 납북자들은 기대를 많이 했었다"며 "납북자 교환이 이뤄 질 것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그러나 단 한명도 남한으로 간 사람은 없었다. 당연히 정부가 납북자 교환을 요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바다의 물고기는 남북을 왔다갔다 하고 하늘의 새들도 남북을 왔다갔다 하는데 왜 납북된 사람은 오지 못하는가"라며 "자꾸 한국정부에서 퍼주기만 하는데 이런 정부 뭐하러 있는가"라고 한탄했다.

    한편, 최 대표는 "최근 납북자 가족법이 통과하자 그동안 아무런 일도 안하던 대표성이 없는 납북자 모임들이 적극적으로 이 일에 관여를 하기 시작했다"며  "이익을 노린 단체에 대해 조치를 반드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와 관련 기자회견을 26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