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이 아니라 수백방이 와도 끄떡없는 후보가 있는데 왜 길이 아닌 곳으로 가려고 하느냐. 본선에서 확실히 이길 수 있는 보증수표를 내야 한다”(한나라당 이혜훈 의원) 

    “만일 내가 토목공사를 해서 돈을 잘 벌어오는 가장인데 바람피우고 주정뱅이라면 가장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이규택 의원) 

    “정경유착의 사슬을 끊으려면 본인이 가장 깨끗해야 한다. 현재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누가 제일 깨끗한가”(김무성 의원)

    13일 서울 양재동 서초구민회관 한나라당 서초갑 당원교육 행사장에서 쏟아진 말들이다. 이날 행사는 그야말로 박근혜 전 대표를 위한 자리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박근혜’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서초갑 출신 이혜훈 의원과 박진 서울시당위원장을 빼고서도 이규택 김무성 김용갑 엄호성 정희수 문희 이인기 곽성문 유정복 한선교 의원(총10명)이 대거 참석했다.

    무대에는 박 전 대표의 얼굴과 함께 ‘2007년 당신과 함께 웃겠습니다’ ‘정권교체의 보증수표’라고 적힌 걸개그림이 걸렸으며 행사장 곳곳에는 ‘누가 당과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가’ ‘누가 한나라당을 구했느냐’ ‘누가 대한민국을 지켜내겠느냐’ 등의 문구가 씌어진 펼침막이 빼곡했다.

    이런 분위기에 고무된 듯 박 전 대표는 “캠프에서 일 하면서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며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어떤 의혹도 받지 않는 깨끗한 후보 두고 다른 후보 택하겠느냐” 

    행사장의 외형적 분위기에서 뿐 아니라 당원교육 축사에서도 이날의 분위기는 온통 '박근혜'였다. 이혜훈 의원은 “여권이 조용히 정권을 바치겠느냐. 본선에서 확실히 이길 보증수표를 내야 한다”며 “(여권은) 온갖 것을 다 동원할텐데 흠 없는 안전한 후보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한 방이 아니라 수백 방이 와도 끄떡없는 후보가 있는데 왜 길이 아닌 곳을 가려고 하느냐”며 “형량을 줄이려고 비서에게 돈을 주고 속였다는 의혹도 받지 않는다. 자기 회사 노조위원장을 트렁크에 넣어 살해 협박했다는 의혹도 받지 않는 후보가 있다”고 말했다. 다분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는 “유령 회사를 잔뜩 만들어서 주가 조작으로 망하게 해서 빈털터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지 않는 깨끗한 후보가 한나라당에 있다”며 “이런 후보를 두고 다른 후보를 택하겠느냐”고도 했다.

    다음으로 단상에 오른 이규택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칭송을 쏟아냈다. “박 전 대표가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느냐는 '증거'를 갖고 왔다”는 이 의원은 “우선 사심이 없고 깨끗하다”며 “당을 운영할 때 계보도 좀 만들자고 했지만 계보 만드는 순간 당이 깨진다고 만들지 않았다”며 “요즘 계보 없는 탓에 인기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권에서 만든 과거사진상조사특위는 박근혜 죽이는 특위였다. 뒤져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흘러간 사건 갖고 뭐라고 하는데 그만큼 깨끗하고 흠집이 없다는 것이다”며 “엄청난 조사를 받아도 깨끗한 사람이 박근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 좋다. 그러나 만일 내가 토목공사를 해서 돈을 잘 벌어오는 가장인데 바람피우고 주정뱅이라면 가장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할 수 있는 ‘대통합의 영도자’는 박근혜라고 생각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김무성 의원은 “과거 청와대 민정사정기획비서관 하면서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을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킬 수 있을까 연구 많이 했다”며 “그 중 하나가 건국 이후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의 뿌리를 썩게 만들었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그러려면 본인이 깨끗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현재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누가 제일 깨끗하냐”고 반문하자 참석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다. 그는 “솔직히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원리·원칙적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다”며 “영국 사회를 어지럽혔던 석탄노조와 철도노조가 총파업했을 때 대처 총리는 원리·원칙을 지키며 끝까지 버텨 오늘날 영국이 제2의 부흥을 하고 있다. 당시 영국병을 능가하는 한국병을 치유할 지도가가 누구냐”고도 했다.

    김용갑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구멍 난 스타킹’과 박 전 대표가 고엽제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월남참전용사들 앞에서 눈물을 글썽거렸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얼마나 인간적이냐. 박근혜에게는 인간미가 있다”고 했다.

    박근혜 “캠프에서 새로운 삶의 즐거움 느낀다”

    동료 의원들의 ‘칭찬 릴레이’와 자신을 연호하는 참석자들의 함성 속에서 단상에 오른 박 전 대표는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공동의 가치가 있고 나라는 이렇게 가야 한다는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우리이기에 (대선승리의) 명분이 있고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캠프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며 “가치를 공유하고, 나라를 위한 뜻을 공유하고 추구하는 바가 같고 서로 사심없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아껴주는 의원들과 위원장 등 동지여러분을 볼 때 큰 용기를 얻는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경선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오히려 그 과정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