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6.3세대는 갈라진 시대를 통합하고 대한민국 국민에 새로운 꿈을 주고, 이 꿈을 실현시켜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며 "다시 힘을 모아 당면한 이 나라의 문제를 하나하나 푸는 데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3동지회 서울시지부 창립대회에 참석, '6.3세대의 시대적 책임'을 강조했다.

    6.3동지회는 지난 64년 6월 3일 군사 독재정권과 대일굴욕외교에 맞서 저항한 학생운동을 기념해 결성한 조직으로 지난해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법을 통해 유공단체로 공인됐다. 이 단체는 그동안 친목단체 성격으로 유지돼왔지만 지난해 말부터 전국 각지부조직을 결성, 강화하고 있어 대선을 염두에 둔 세결집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전 시장측 원내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 단체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날 이 전 시장은 고문 자격으로 참석해 축사했다.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전직 회장이며 고문 자격으로 참석했을 뿐, 정치적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사실상 이 전 시장을 지원하는 외곽조직으로서의 성격이 짙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또 이들 '민주화세력'인 6.3세력의 결집은 이 전 시장의 '산업화시대'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박정희 정권 하에서 군사독재 반대투쟁을 함께 벌였다는 점에서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대항적 의미도 갖고 있다. 이날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당시 대일굴욕외교 반대 범국민투쟁위원회 대변인을 지내면서 '박 정권은 군국주의의 표본'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며 "6.3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마치 점령군처럼 학생을 체포하고 군화로 짓밟는 용서할 수 없는 폭거를 자행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조국이 존망의 분수령에 섰을 때 (6.3세력이) 당시의 기개와 의지로 나라를 바로세우는 힘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축사에서 "우리는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가 만들었던 민주주의를 더 다듬어 진정한 민주주의가 한반도의 남쪽만 아니라 북쪽에도 이뤄지길 기대하고 또 우리는 그것을 책임져야할 세대"라고 말했다. 그는 "폐쇄된 민족주의로는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 세계를 향해 문을 열고 나가며 더불어 함께 발전해야 한다"면서 "나라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6.3세대가 함께 힘모아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격려사에 나선 이 최고위원은 "이 전 시장은 오늘날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우상과 같은 동지이며 이 나라를 바로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다"며 이 전 시장을 소개한 뒤 "지도자는 시대정신에 충실해야한다. 독재에는 항거하고, 나라가 어려울 때는 산업화 역군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나라를 제대로 된 반석에 올려놓는 것이 6.3세대의 소명이고 시대적 요구"라며 "우리는 40년전 이 나라와 민족, 민주주의를 위해 바친 젊음을 되살려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들기 위해 다시 6.3정신으로 일어서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전 시장, 김 전 의장, 이 최고위원 외에도 총무처장관과 서울시장을 지낸 김용래 충청향우회 총재, 김석준 의원, 이원범 전 의원이 참석했다. 또 부산 대구 인천 울산 경기북부 남부 충북 충남 대전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지역 지부장 등 2000여명의 회원이 모여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권철현 의원은 축전을 보내 서울시지부 결성을 축하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주최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았지만,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6.3동지회 행사에 이어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 개장식을 겸해 열리는 '08 북경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전 축구경기를 관람했다. 안산시 초청으로 참석한 이 전 시장은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조우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