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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7일부터 2박3일간 강원과 충청지역 방문을 끝으로 1차 전국투어를 마무리한다. 아직 방문하지 않은 대전에는 4·25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수시로 방문할 예정이며 제주도 일정도 준비 중이다. 박 전 대표는 당분간 경선을 대비한 수도권 당심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의 이번 강원·충청 지역 방문으로 사실상 1차 전국투어는 끝난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월 2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출발점으로 한달간의 전국투어 대장정을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전국투어에서 또 파격적인 변신 모습을 보였다. 지방 순방 중 드물게 이번 전국투어에서는 현장에서 숙박을 했다. 처음 1박2일씩 잡던 일정도 2박3일로 늘렸다. 보다 많은 지역 당원들과의 접촉을 위해서다. 방문하는 지역마다 150여명의 당원들을 접촉했다고 한다. 보통 2박3일 일정으로 지역을 방문하면 박 전 대표는 행정구역 기준으로 13~15개 정도의 지역을 방문한다. 한번 방문때 마다 2000여명 이상의 당원들을 접촉한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전남·북 지역 방문시 타 지역과 비슷한 규모의 당원간담회를 개최한 것에 박 전 대표 측은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불모지인 호남에서 그 정도 규모의 당원간담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대중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란 게 박 전 대표 측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감기에 걸렸다. 지난 19일부터 2박3일간의 경북 방문때 걸린 감기는 아직 낫지 않았다. 26일 모교인 서강대 특강에서도 연설 도중 감기로 실수를 했다. 박 전 대표는 "아직 감기가 낫지 않아 여러분 듣기에도 불편하고 나도 목소리를 가다듬으려 신경쓰다 보니 제대로 강연이 안될 때가 있다"고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지방투어를 선호한다. 그는 "지방을 돌며 현장을 방문하면 무엇이 필요한지 더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일 경북 안동의 유기농 단지를 방문한 뒤에는 직접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정리해 취재진에게 설명을 해주기도 했고 매 방문 때 메모지에 애로사항을 정리하거나 동행하는 정책담당 의원들에게 현지의 건의사항을 숙지하도록 지시한다.이런 내용들을 모아 각 분야별 정책에 반영시킨다. 대표적인 정책이 '산업단지회생 프로젝트'다. 27일 강원도 원주의 '의료기기테크노벨리 입주업체 CEO와의 간담회'에서도 박 전 대표는 기업 CEO와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메모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동행한 의원에게 숙지하도록 지시했다. 관계자들의 건의사항 발표가 끝나자 박 전 대표는 동행한 서상기 의원에게 "다 적으셨죠?"라고 묻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지방투어를 통해 활력을 찾는다고 한다. 그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서울에서 지지율 고민하는 것 보다 지방을 돌며 현장을 다니면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방투어가 박 전 대표에게는 에너지 충전의 시간인 셈이다. 실제 서울에서 보다 지방투어 때 박 전 대표는 더 많이 웃는다. 이런 지역의 뜨거운 호응 덕에 측근들은 발표되는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의혹을 던지기도 한다.
이번 전국투어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박 전 대표 측은 1월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대권행보가 4월에는 효과를 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3월 한달 박 전 대표의 전국투어가 효과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작년 6월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해 10월 그 효과가 나타났다"며 "보통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면 효과는 3개월이 걸린다. 박 전 대표도 1월 부터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으니 4월이면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래서 박 전 대표 측은 3월 말부터 4월까지 '박근혜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박 전 대표 측은 한 발 물러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고 있는 '후보검증' 문제와 '경선시 여론조사 반영 방식'을 둘러싼 이 전 시장 진영과의 충돌에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서진 않을 것이라고 한다. 대신 '신뢰받는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 '강한 여성' 등을 강조하며 박 전 대표의 당선 당위성 홍보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최근 박 전 대표의 강연에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리더십이 가장 강력한 리더십"이란 대목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지난 경북 방문에서 처음 내놓은 "(대통령도)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꿉시다"라는 구호 역시 박 전 대표의 홍보 멘트로 자주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