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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배 농장을 경영하는 농부가 있다. 가을에 그 맛이 아주 좋고 탐스러운 나주배 따서 서울 가락시장에 팔기 위해 봄에 종자 심고 여름 내내 가꿨다. 그러나 가을이 왔는데 믿고 가꾼 배나무에 배가 달리지 않는다면 농부 심정 어떻겠는가. 그렇다고 옆의 (다른) 배나무에 달린 배를 가리키면서 ‘우리가 연합해서 만든 배’라고 하면 그 농부가 뭐라고 하겠느냐”
범여권의 4·25재보궐선거 ‘연합공천’ 움직임을 ‘배농사’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한나라당 황우여 사무총장은 23일 “108석이라는 의석을 지닌 여당이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은 피한 채 실정에 대한 비판을 모면해 보려고, 통합신당의 교두보 확보를 위해 전술적으로 연합공천을 하겠다는 것은 지역감정에 기댄 무익한 정당의 표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좋은 품종이라고 믿고 비싼 값으로 사서 심고 구슬땀을 흘려 가꾼 배나무라고 하더라도 배가 열리지 않는다면 ‘미친, 제정신이 아닌 배나무네. 속았다’고 하고 당장 베어서 불쏘시개로 쓰고 다른 배나무를 심어야 한다”며 4·25재보선에 뚜렷한 후보군을 내놓지 않고 있는 열린당을 비꼬았다.
그는 “국민이 정당을 많은 비용을 들여서 키우는 것은 선거 때 그 정당의 정강·정책을 들고 나오는 후보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마음에 드는 후보 중에서 최상의 정강·정책을 가진 양질의 후보를 선택해 나라 일을 잘 돌보라고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재보선이)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의 민심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에 우리에게도 (연합공천) 유혹과 잘못된 권고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공천을 마친 뒤 국민의 심판대에 올려놨다”며 “열린당도 합당한 인사로 독자 후보를 내 선의의 경쟁을 해줄 것을 엄중하게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