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시대를 앞서가는 건강한 보수, 젊은 보수로 변해야 한다"며 "보수가 변해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보수가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한걸음 앞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21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자유시민연대 창립 6주년 특별강연에 참석, "보수가 승리해 나라를 지켜야 할 책임이 우리 앞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과거 두번의 실패를 보수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생각을 바꾸고 시대에 앞서는, 낡은 보수가 아닌 젊은 보수로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시민연대는 성우회,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황해도민회, 육사총동창회, 한국안보포럼,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한국중고교법인협의회, 자유지성300인회, 6.25참전유공자회, 한국노동협회, 대한민국불교도총연합회,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북핵저지시민연대, 대한참전단체연합회 등 60여개 보수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정체성을 문제삼는 일부 보수 세력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그는 "어떤 분은 내가 어릴 때 너무 가난해서 북한의 돈을 받아 공부했기 때문에 (북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하더라"면서 "그렇게 막연하게 앞뒤없이 판단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런 (무작정 비판하는) 분 보다 내가 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이라는 국가 정체성이 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국가 지도자는 미국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말보다는 '국익을 위주로 생각한다'가 맞다"며 "훌륭한 지도자의 외교는 대한민국과 미국의 국익을 잘 맞춰가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미, 반미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국익'을 중시하는 실용적인 태도를 강조한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 비판도 매섭게 쏟아냈다. 그는 "세상에 주는 사람이 눈치보고 사정하고, 받는 사람이 큰소리치는 게 어디 있느냐.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고, 개방해 주민이 먹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인권을 갖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우리 목적은 김정일을 잘먹고 잘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주민을 사람답게 살도록 도움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문제에 대해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결정을 했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라며 "북이 핵과 미사일을 만들어 최대 위기상황이 왔는데 왜 이때 이양받느냐는 시기의 잘못과 국익에도 도움되지 않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보수단체 참석자들은 이 전 시장의 강연 도중 무려 21차례 박수를 보내며 큰 호응을 보냈다. 한 참석자가 북한 방문을 앞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을 비판하자 이 전 시장은 "그가 갑자기 바뀌었다거나 극우보수라는 말을 듣기싫어서 갑자기 그런 게 아닐 것"이라며 "전략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