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여러 지역을 다녀보면 나를 맞이하는 표정이 위원장의 지지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며 "그런 표정을 보면서 '아 이건 빨리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의 단합을 강조함과 동시에, 경선시기를 현행보다 늦춰서는 안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째 호남권 공략에 나선 이 전 시장은 8일 광주를 방문, 광주시당 당사에서 당원정책간담회를 열고 "지역에 따라 반갑게 맞이하는 분(당원)이 있는가 하면 굉장히 어색하게 대하는 분이 있다"면서 "위원장이 나를 지지하는 쪽은 반갑게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서먹서먹하게 대하는데 참 이상하고 예민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 진영은 경선 이후 단합을 위해 당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행 규정대로 6월 경선을 선호해왔다.

    이 전 시장은 "보통때는 '친·불친(親·不親)'이 있을 수 있지만 2007년 국가 대사를 앞둔 절체절명의 시기에는 당이 활기를 띠고 당을 사랑하는 만큼 모두 사랑해야 한다"며 "서로 편을 갈라 네편내편해서는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어색하게 대하지 말고 하나가 되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내가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기도 하니 앞장서서 당이 단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위원장들과 악수해 보면 눈을 마주하는 사람도 있고 약간 피하는 사람도 있더라"며 "모두 어려운 시기에 야당을 10년동안 해왔는데 그런 게 어디있느냐"고 거듭 단합을 당부했다.

    이 전 시장의 호남방문에 동행한 정두언 의원 역시 전남도당 당직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경선시기에 대해 7월, 8월 등 말이 많은데 빨리 경선을 실시하고 후보를 선출해 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호남지역에서의 높은 지지율과 관련 "정치권에서 결국 나에 대한 호남의 지지가 다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정치권의 많은 사람들은 결과적으로는 '옛날로 돌아간다(지지율이 여권쪽으로 이동할 것)'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나는 (호남민심의) 변화를 느끼고 있으며, 또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전날 여수를 찾아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현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호남 공략을 시작한 이 전 시장은 광주로 이동해 숙박한 뒤, 8일 오전부터 광주시당과 전남도당 당직자들과 연이어 간담회를 갖고 '당심다지기'에 주력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유준상 전 의원이 주도하는 좋은나라포럼 워크숍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경제살리기를 강조하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역설했다.

    1박 2일간 광주·전남 방문을 통해 '호남권 민심 당심 챙기기'일정을 소화한 이 전 시장은 내주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사실상 대선출정식의 성격을 띤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경북 강원 지역 방문에 나설 채비다. 이 전 시장은 경선에 대비해 3월내 전국을 권역별로 순회하며 대선레이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