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구상에 대한 청와대의 잇단 폄하성 공격에 "자칫하면 당 경선을 앞두고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대선개입 움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당심다지기' 전국순회 장정을 시작한 이 전 시장은 2일 제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내가 예전에 1대 9로 공격받고 있다고 했었는데,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공격이 강해지면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향한 마음은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국민을 위하고, 국민 쪽으로 향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또 "대운하는 깊이 연구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국가적 사업"이라며 "(청와대의 비판은) 이해부족에서 오는 것이며 심도있게 검토했다면 그런 발언은 안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날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토목이 경제의 중심이던 시대는 넘어섰다'며 대운하 구상을 비난한 발언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잘모르는 사람이 깊은 뜻을 갖고 얘기했겠냐"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자신에 대한 공세에 대해 "선의의 경쟁으로 본다"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후보간 서로 경쟁하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여러가지 전략이 있지않느냐"면서 내분으로 비쳐질 것을 차단했다.

    최근 다시 일고 있는 당 정체성 논란과 관련,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은 지금 과거에 머물지 않고 아주 건강한 보수정당으로서 발전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그러한 지탄을 받긴 했지만, 지금은 당이 남북관계 등에 있어서 굉장히 전향적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고 그런 점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의 정체성에 대한 지적에도 "당을 염려하는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은 4.3평화공원 참배, 하이테크산업진흥원 방문, 민속 5일장 번영회 임원과 간담회등의 행사를 가지며 제주지역민과 스킨십을 나눴다. 이 전 시장은 또 제주도 장애인복지회관, 제주도의회도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유족들과 함께 4.3 평화공원을 찾은 이 전 시장은 "역사적 평가를 받아 다행"이라며 "제주도민의 바람과 같이 특별법으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를 통해 화합하고 두번 다시 그러한 일이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또 강상주 제주도당위원장과 함께 도도동 민속 5일장을 돌아보고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 전 시장은 "폭삭 속아수다(수고 많으십니다)"라는 제주 방언으로 인사를 나눴다. 상인과 제주도민의 반응은 이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을 실감케 할 정도로 뜨거웠다. 지난달 대구 방문시 찾았던 서문시장에서 보다 더 이 전 시장을 반기는 분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시민들이 이 전 시장과 서로 사진을 찍겠다며 몰려드는 가운데 일본인 관광객들도 이 전 시장을 알아보고 함께 사진찍기를 요청했다. 한 40대 일본인 여성 관광객은 "다음에 한국의 대통령이 될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기뻐했다. 이 전 시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호떡을 구워 팔기도 했다.

    한 도당 관계자는 "제주 역시 민심과 당심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이 당보다는 인물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시장 지지는 그의 경제 이미지와 함께 막연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지역이 상당히 보수적이고 한나라당 기반이 강한 곳은 아니었지만, 이젠 다르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제주 방문은 제주도가 특별도로 바뀐 뒤 처음 찾은 것으로 당 경선을 앞둔 '당심 다지기' 지역순회의 의미가 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제주에서도 도당 당직자, 당원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은 3월 한달간 제주방문을 시작으로, 호남 경남 경북 강원 등을 차례로 돌며 민심과 당심다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민심을 중심에 두고 당심을 함께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제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