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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이 화합하고 단합하려면 (경선까지 기간이) 너무 길면 어렵지 않겠느냐. 이것이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해 현행 당헌·당규대로 6월 경선실시를 사실상 지지했다. '6월 실시'방침을 밝힌 당내 경쟁자 박근혜 전 대표와도 같은 입장이다.
이 전 시장은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바른정책연구원 주최 조찬세미나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전날 밝힌 박 전 대표의 '6월 실시' 입장에 대해서는 "각자가 견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후보인 내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좀 그렇고, 위원회(당 경선준비기구)에서 토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책연구원(원장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은 이 전 시장 지지성향의 교수모임으로 14개 분과 400여명의 교수가 참여해 정책자문역을 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 전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나는 토목에 대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개인소득 5만달러, 10만달러가 되더라도 시대에 맞는 국가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70, 80년대 산업시대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이 그때 뭐했느냐면 빈둥빈둥 놀고 있었던 사람"이라며 "내가 해보니까 이렇더라고 비난하는게 아니고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비난한다. 혜택을 입은 사람이 비난하는데 그들은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비난하는 여권과 당내 경쟁자들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전 시장은 "그러나 때로는 (비난세력에 대해) 말상대를 하지 않고 웃고만 만다"면서 "소이부답, 웃음으로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을 아낄 줄 아는 문화,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지켜질 때 선진사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현 정부의 문화·관광정책에도 따가운 질책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문화관광부가 있지만 떠오르는 것은 바다이야기같은 거나, 실세장관 갔다가 안되면 문화인 장관 보내봤다가 하는 거 아니며 뭘 했는지 뚜렷하게 떠오르는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관광적자 문제에 대해서도 "과거처럼 외화를 쓰지 말자, 외국을 못가게 하자는 식의 억제로 적자를 줄이겠다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며 "나갈 사람은 나가더라도 (외국인을) 더 들어오게 하는게 관광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미래 문화·관광정책은 대한민국을 살리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업계, 학계, 정부 3자가 깊이 이마를 맞대고 풀어야할 과제"라며 "관광업계에 정책적 배려가 되는 (공약을) 수립 중"이라고 덧붙였다.
조찬간담회에 이어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통섭정경연구원 출범식, 서울시내 한 중식당에서 개최되는 전국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워크숍에서 각각 축사를 한다. 통섭정경연구원은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 등 6.3 동지회 중심으로 결성된 이 전 시장 지지성향의 연구단체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