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당의 화합과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위해 당내 어느 후보에게도 검증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검증공방 이후 당이 분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일부 우려를 차단하면서, 동시에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 진영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주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토론회에 52명의 당 소속 의원과 60여명의 원외위원장이 참석, 대규모 세과시를 했던 이 전 시장은 26일 서울시장 퇴임 후 처음으로 서울 염창동 중앙당사를 방문해 사무처 당직자들과 접촉하며 '당심잡기'를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중앙당사를 찾아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당의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당사 인근 한 식당에서 사무처 당직자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자리에서 "요즘 검증문제가 나와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며 "내 자신은 이미 검증을 받고 있고, 언제든지 받을 준비가 돼있지만 당의 화합을 위해 어느 후보에 대한 검증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타 후보의 검증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내가 당 화합에 일조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면서 "당직자들도 이를 이해해주고 국민의 염원, 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당이 화합하고 힘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받고 걱정을 덜어주자"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퇴임 후 처음 당사를 찾은 그는 오찬에 앞서 각 실국 사무실을 돌며 당직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사진촬영을 같이 했다. 이 전 시장은 "야당 10년 동안 힘든 가운데 당을 잘 지켜와 고맙게 생각한다"며 "당과 함께 하는 여러분의 염원을 우리 모두의 힘으로 달성하자"고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않기 위해 당직자들과의 접촉을 피해왔던 이 전 시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당심챙기기 행보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 전 시장의 당사방문은 당내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먼저 중앙당 사무처와 '예비후보'로서 상견례를 가졌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도 가진다. 사무처 당직자는 당헌에 의해 대의원으로서, 경선에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오찬장에는 100여명의 당직자가 자리를 함께 해 이 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으며, 이 전 시장 캠프 비서실장인 주호영 의원과 안경률 박찬숙 의원이 참석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오찬장소에 잠시 들러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