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차기 대통령 후보가 갖춰야할 가장 큰 덕목으로 '도덕성'을 꼽았다. 박 전 대표는 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동서포럼 주최로 열린 '선진화의 길 함께 뛰는 대한민국'이란 주제 강연에서 "우리에게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신의 전 비서관이던 김유찬씨와 '도덕성'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먼저 "미국의 링컨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자기 구두를 스스로 닦았다고 한다. 백악관 뒤편에서 자기 구두를 닦고 있는 링컨 대통령을 본 출입기자가 링컨에게 '대통령이 직접 구두를 닦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니까 링컨은 '그럼 대통령이 남의 구두까지 닦아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농담을 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남북전쟁의 아픔을 딛고 미국을 합중국으로 만든 토대가 이런 정신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링컨은 노예해방에 나섰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청렴하고 깨끗했기 때문에 국민들도 링컨을 따를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경제성장 역시 국가지도자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가 무척 어렵다.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만 들리고 성장은 멈춰 꼼짝도 안한다. 우리의 상대는 최고수준의 일본과 중국인데 이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인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제경쟁력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나라도 분열과 갈등을 일으켜 발전한 나라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화합의 중심에 국가지도자가 서야 하고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지도자가 신뢰를 받기 위해선 사심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국가지도자의 '도덕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런 지도자의 도덕성이 밑바탕 될 때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공권력을 바로세우고 사회 곳곳의 부패와 부조리를 없애고 나라의 정체성도 바로세울 수 있으며 그래야 국민통합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그렇게 해야 경제도 살고 양극화도 해소되고 국민통합도 앞당겨진다"며 "내 구두는 내가 닦는다는 마음으로 모든 사심을 버려야 극심한 이념갈등도 해소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정신에도 충실할 수 있다"고 말한 뒤 "나부터 앞장서 국민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화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에 박수갈채를 보내며 뜨겁게 호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