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검증 시비와 배후설 제기로 인해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한자리서 마주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충남도당 신년교례회 이후 한달여만이며, 이 전 시장의 전직 비서였던 김유찬씨의 2차 기자회견 직후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22일 오후 서울 잠실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국기초의회의장협의회 총회에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기초의장협의회측 관계자는 "두 인사가 협의회의 초청으로 참석하는 것은 아니며, 모두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축사를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행사에는 두 예비대선주자 외에도 손학규 전 경기지사, 강재섭 대표, 유기준 대변인, 박재완 비서실장 등 한나라당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 법률특보를 지낸 정인봉 변호사의 검증자료 제출 해프닝에 이은 김씨의 연이은 폭로성 기자회견은 양측을 감정싸움을 넘어 '끝장내기'식 대립으로 치닫게 만든 형국이다. 김씨는 설을 전후해 이 전 시장의 위증 교사, 살해위협 등 의혹을 제기한 뒤, 이날 당 검증위원회에 자신의 주장을 담은 자료를 일부 제출했다.

    21일에도 양측은 직간접 경로를 통해 충돌했다. 이 전 시장측 정두언 의원은 김씨의 기자회견과 관련, "당에서 검증하면 하루만에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게 될 것"이라며 당의 조속한 검증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또 "이 사람이 누군가에 이용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배후설을 거듭 제기했다. 이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까지 나서 김씨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내고, 검증위의 엄밀한 판정을 기대했다. 주 의원은 "이와관련한 이 전 시장의 공식입장이 내일쯤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박 전 대표측 비서실장인 유정복 의원은 "김씨 주장이 사실로 규명된다면 이 전 시장이 책임 져야한다"며 그 정도가 후보사퇴 요구 수준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유 의원은 "근거 없이 네거티브로 몰아가고 근거 없는 배후설을 들먹이면 오히려 진실을 덮으려는 위한 정략적인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이 전 시장측을 겨냥했다. 박 전 대표측은 한선교 대변인을 통해 "이 전 시장과 김씨 간에 풀어야할 진실게임"이라며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공식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