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비서관을 지낸 김유찬씨가 21일 기자회견에서 "96년 11월 서울 양재동 환승주차장에서 이광철 전 비서관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는 등 20여 차례에 걸쳐 위증 교사 대가로 1억2050만원을 나눠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 전 시장 캠프측은 "돈을 줬다는 이씨는 이 기간동안 구속된 상태였는데 어떻게 김씨가 그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었느냐"면서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 캠프측은 이날 "이씨는 96년 9월22일 구속됐다가 97년 3월14일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이 기간에 이씨에게 돈을 받았다는 김씨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설명하면서 "김씨의 주장은 자신이 전에 했던 말과도 일치하지 않는 등 전혀 믿을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전 시장 캠프측은 이날 오전에도 15대 총선에서의 선거법위반사실과 관련, 이 전 시장이 위증교사, 살해협박 등을 했다고 주장한 김씨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2002년도 자신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었다.

    이에 앞서 김씨가 준비하고 있다는 속칭 '이명박 리포트'의 2002년 당시의 가제본을 입수한 이 전 시장측은 21일 이를 일부 공개했다. 이 전 시장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김씨가 주장한 상당부분이 상반되고 있어 그에 대한 '신뢰성'문제가 제기, 당 검증과정에서 진위논란도 예상된다.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출국과정과 관련해 김씨는 이 전 시장에 의한 '강제출국'이었음을 강변했지만, 과거 자료에는 "이명박 의원 주도가 아니고 내 자신의 출국의사가 명확했다"고 적혀있다. 또 경비 1만8000달러에 대해서도 "흥정의 대가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김씨가 밝힌 것으로 나와있다.

    이명박측, 2002년 '이명박리포트' 가본 일부 공개
    당시 김유찬 "사후보장, 금전보상 약속받은 바 없다" "MB는 부패안한 정치인" 기술

    또 이 전 시장의 위증교사를 주장한 김씨는 "이 전 시장측이 공판과정에서 허위진술을 하도록 교사하면서 그 대가로 1억2500만원을 줬다"고 말했지만, 과거 자료에 따르면 김씨가 "친형님과 같은 이모 비서관을 위해 면죄성 증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보상과 관련해서도 김씨는 "사후보장이나 금전보상을 약속받은 바 없다. 내 자신이 시작한 사건"이라며 "공판을 전후해 150만원에서 200만원가량 생활비를 지급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이는 위증의 대가라는 최근 주장과는 달리 김씨가 과거에는 '생활비'로 밝혔었다는 의미라고 이 전 시장측은 설명했다.

    두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김씨는 '매우 박덕하고 부도덕'하며 '인간으로서 지녀야할 기본적인 도덕성을 결여한 인물'로 이 전 시장을 비난했지만, 2002년 자료에는 "MB같은 인물이 그나마 현존하는 정치인들 중 부패하지않은 인물"이라며 "(그가) 정치를 잘 할 기회를 박탈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현재와 다른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도 적혀있다.

    '제3자 화법'을 통해 살해협박을 받았다는 부분역시 가본에서는 "30여분간 훈계만 듣다 나왔다"고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