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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이 경제성장론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선 최대 이슈로 꼽히는 '경제' 선점을 위한 각 진영의 아이디어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근혜노믹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MB노믹스(7-4-7 구상)'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바보경제론'으로 가세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의 행복을 경제정책의 최종목표로 삼는 '사람경제론'을 내세우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이른바 '근혜노믹스'는 매년 60만개씩 2012년까지 3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소득 3만달러, 국제경쟁력 10위, 경제성장률 7%'를 달성하는 것이 골자다. 박 전 대표는 "현재 5%에도 못미치는 경제성장력에 지도자의 리더십 2%를 더해 7%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7% 성장'을 강조했다.
'근혜노믹스'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박 전 대표의 선제공격에 '경제이미지'를 강조해온 이 전 시장측은 타이밍을 놓친 격이 됐다. 이 전 시장역시 7% 경제성장률,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강국 등 '7-4-7'구상을 담은 'MB노믹스'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측 한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갔어야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7% 성장론'은 이미 이 전 시장이 주장해온 내용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이 전 시장은 예산 20조원 감축 비책, 일자리창출 방안 등을 포함한 경제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은 '실천하지 않는 꿈은 백일몽'이라며 자신의 경제리더십과 실천력을 거듭 강조한다.여기에 손 전 지사는 "나는 정치인으로 바보일지도 모른다"며 앞선 두 예비주자보다 낮은 수준인 '6% 경제성장률'과 '일자리 250만개'로 가세했다. 손 전 지사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경제성장목표를 넘는) 8% 성장, 5만달러 달성, 5년 내 G7진입같은 약속을 할 줄 모른다"면서 실현가능성을 앞세워 '바보경제론'을 강조했다.
'7%'를 먼저 제시한 박 전 대표로 인해, 뒤이은 대선주자들의 경제공약은 이를 넘는 수준으로 내놓아야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는 정치권의 예측에 '역발상'으로 대응한 것. 손 전 지사가 "아무리 성실하게 짜도 경제성장률 6.4%밖에 안나오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얘기하면 쩨쩨해 보이지 않겠나"고 털어놓은 것도 이러한 부담을 반영한 것이다.
야당 예비주자들이 경제정책 대결로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 청와대는 못마땅한 기색이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야당 예비주자의 경제정책을 '대선용'이라며 흠집잡기에 골몰했다. 이들은 또 "박 전 대표의 '7% 경제성장률 달성 가능하다'는 공약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중계하고 있다"며 언론에 시비를 걸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