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원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싸움의 핵심이다"(정우택 충북도지사. 30일 '포럼 충북비전' 창립식에서) 지난 2002년 대선의 승패는 '충청표'가 갈랐다고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표심이 대선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 점이다. 충청지역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

    머리모양까지 바꾸고 스스로 "워밍업은 끝났다"며 1월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선 박 전 대표가 30일 충북을 찾았다. 1월에만 벌써 두번째 방문이며 지난 17일 충남도당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이후 13일 만이다. 지난 22일 발표한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일환으로 충북을 방문했지만 박 전 대표는 이날 찾는 행선지 마다 자신이 대표시절 추진한 '오송역 분기점 건설'과 당내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처리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등 거론하며 충청표심을 자극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어머니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란 점을 강조하며 충청지역과의 특별한 인연을 부각시켜 눈길을 끌었다. '조직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이날 청주에서 '포럼 충북비전'이란 충북지역 조직도 띄웠다. 박 전 대표 지지모임인 '포럼 충북비전' 창립식에는 김용환 상임고문을 비롯해 정우택 충북도지사와 지역 당원협의회장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희망의 길'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한 박 전 대표는 충청지역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사실 충북은 저한테 정말 각별한 곳"이라며 "이곳 청주에서 멀지않은 옥천이 어머니의 고향이고 어머니의 고향은 내 고향과 같다"고 말했다.

    1000여명의 참석자들이 박수갈채로 화답하자 박 전 대표의 표정은 더 밝아졌고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갔다. 곧바로 충청지역에 쏟은 자신의 공을 부각시켰다. 그는 "오늘 오전 오송역 분기점 건설 현장을 방문해 후속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며 "당 대표 시절 충북도민들과 힘을 모아 추진해 확정지었던 오송역 건설현장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도 차질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며 "행정복합도시 건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힘든 고비가 많았는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행정복합도시 건설을 보면서 여야합의로 통과시키고 당론으로 결정하기까지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고 상처를 받았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충청도민과의 약속은 지키겠다는 결심으로 추진했고 모든 것이 끝난 후에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를 맞이한 충북지역의 반응도 뜨거웠다. 오송과학산업단지내 입주업체 경영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모 기업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60년대 부터 팬이었다"며 자신이 지지자임을 강조했고 기업경영이나 국가경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한 다른 모 기업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을 거론하며 "새마을 운동이 바로 리더십 아니었냐"며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치켜세웠다.

    '포럼 충북비전'창립식에서 박 전 대표를 본 일부 참석자들은 "너무 곱다" "TV에서 본 것 보다 훨씬 이쁘다" "사람이 신중하고 침착해 대통령해도 잘 할 거야"라고 말했고 한 여성 참석자는 "개혁 변화 말하는데 여자가 대통령 되는게 가장 큰 개혁이고 변화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충북 모범운전자협회'와의 간담회 자리에선 선물도 받았다.

    모범운전자협회장은 박 전 대표에게 "박 대표의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도 옥천"이라며 "충청 발전을 위해서는 박 대표가 잘 돼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또 "영국이 어려울 때 남자가 일으킨 게 아니다. 영국에 대처가 있다면 한국에는 박근혜가 있다"고도 했다. 이에 박 전 대표도 "모범운전자는 사회여론을 형성하는 분들"이라며 "손님들에게도 좋은 여론을 형성하는데 힘을 써달라"며 우회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청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