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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의지를 드러내며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직접 겨냥하고 나서 정치권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흔들기에도 이 전 시장은 직접적인 대응은 거부한 채, '경제는 아무나 하나'며 국가경영자론, 경제살리기를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 전 시장을 직접 겨냥해 논란을 불러왔다. 그는 "경제정책은 차별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실물경제 좀 안다고, 경제공부 좀 했다고 경제 잘하는 게 아니다" "전세계에 경제살린 대통령은 영화배우 출신도, 정치인도 있다" 등의 발언으로 지지율 선두를 독주하고 있는 이 전 시장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즉각 "집권연장에 혈안이 되어 선거운동에만 치중한 나머지 국민들은 버리고 나라를 팔아먹었다"며 비난에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경제문제는 누가 해도 마찬가지라며 은근슬쩍 한나라당의 특정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은 의도적인 폄하발언이며, 깎아내리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이 전 시장은 직접적인 반박을 하기보다 대국민강연을 통해 자신의 속뜻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총평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2007년 새해에 국민이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닐 것"이라며 남은 임기동안 민생에나 전념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23일 노 대통령의 신년연설에도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했다.
이 전 시장측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이미 민심과 많이 멀어져있지 않느냐"며 "뭐라든 (이 전 시장은) 묵묵히 갈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을 대화상대로 인정해 정치적 공방을 일으키는 것보다 '경제이미지'를 강조하며 '마이웨이'로 매진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다. 이 전 시장도 "그런 사람들은 입만 갖고 살아간다"며 이날 자신의 '경제살리기'를 겨냥한 노 대통령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공세를 한마디로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전북 전주 특강에서 "정치가 강한 곳에서는 경제가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힘이 사방에 미치기때문에 기업이, 경제가 힘을 쓸 수 없다"며 "대한민국이 사는 길은 정치가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연장을 위해 정치에 올인하는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정최우선과제로 경제살리기를 내세우고 있는 자신의 역량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경제,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며 마무리 결정타를 날렸다.
이날 이 전 시장은 과거 강연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경제'에 할애했다. 그는 "물론 국가를 경영하는데 경제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경제가 제대로 되야 국민의 삶도, 국방도 튼튼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거기서부터 출발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이 시대 가장 필요한 것이 경제며, 21세기 세계각국의 경쟁은 경제전쟁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는 시대정신이 아니니 오는 대선에서 핵심쟁점이 되지않을 것'이라는 노 대통령의 주장에 정면으로 맞서는 시대관을 밝힌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