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논할 자격이 있다"는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발언을 "여성비하"라고 반박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5일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여성지도자'들을 만났다. 이 전 시장의 '보육'발언을 비판한 지 3일만이다. 두 사람의 대립이 소강기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아직 이 전 시장의 '보육'발언 여진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은 충분히 농후하다. 때문이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여성계 접촉은 눈에 띈다. 일단 여성계에 대한 '구애'로 보는 시각이 높다. 또 박 전 대표가 직접 거론하지 않아도 이 전 시장의 실책을 자연스레 부각시킬 수 효과도 가능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전.현직 여성국회의원과 여성지도자 200여명이 모인 여성지도자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보다 많은 사회진출과 역량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침체에 빠진 대한민국이 재도약 하기 위해선 "여성들이 역량을 더 발휘해야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을 우회적으로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먼저 지금까지의 국가발전에 여성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 계신분들은 오늘의 여성이 있도록 많은 일을 해줬다"며 "국가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고 우리도 더 많은 여성이 사회에 나와 여성계의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가 10년째 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여성들이 사회에서 더 큰 역량을 발휘한다면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기관의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여성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며 거듭 여성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참석자들 사이에선 박 전 대표의 헤어스타일이 화두가 됐다. 박 전 대표가 행사장에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머리모양 바꾸니까 더 보기 좋다"라고 말했고 일부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에게 "스타일이 바뀌어서 신선해 보인다"며 인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전 대표 외에도 민주당 장상 대표와 10여명의 여야 여성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