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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의 '보수대연합'발언이 당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당을 같이 해야한다"며 "외연을 확대하는 데 필요하다면 당명을 교체하는 등 모든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외연확대를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당내에선 '결국 새판을 짜자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간의 현 대권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이 전 시장 진영에선 김 의원의 주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가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이번 '보수대연합'발언은 김 의원 사견이 아닌 박 전 대표 진영의 전략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자력으로는 역전이 힘들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박 전 대표 진영이 '새판짜기'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 구도대로라면 이길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는 이 전 시장 진영은 곧바로 김 의원 주장을 반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들 역시 '보수대연합'과 '지역연대'등 정치지형 변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던 의원이란 점에서 이들의 반박 역시 정치적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24일 저녁 C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의 주장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금 이 구도는 국민이 만들어 준 것이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정계개편이 이뤄지고 정치인의 진퇴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당 저당 옮겨다니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의원도 방법론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 9월 '지역연합'을 주장하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민주당 당권-한나라당 대권'이란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했다.
역시 '보수대연합'을 주창하던 이방호 의원도 김 의원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25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선후보를 결정한 이후 외연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해야 되는 것이지 지금 하는 것은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와 가까워서 반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고 답했으나 "그런(외부) 세력이 들어오면 당내 경선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현 대권구도의 변화에 부정적이란 점은 인정했다. 김 의원은 현 대권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해도 '보수대연합'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경선시기에 대해서도 "늦출 수 없다"고 말해 6월 경선에 힘을 실은 이 전 시장의 주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