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간의 '후보검증' 논란이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이 전 시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는 이 전 시장 발언에 즉각 응수했다.
박 전 대표는 22일 자신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전 시장의 '보육'발언을 직접 꺼낸 뒤 "이런 것이야 말로 네거티브"라며 "그런 논리대로 이야기 하자면 남자로서 군에 안갔다 오면 군 통수권자가 될 수 없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따졌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 전 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자신의 '후보검증'주장에 '네거티브'라고 지적하는 이 전 시장 진영을 향해 "내가 검증을 얘기하니까 자꾸 저쪽에선 '네거티브 하자는 것이냐'고 나왔다. 그러나 (내 주장은)네거티브가 아니다"며 "그렇게(네거티브라고) 말하는 쪽에서 네거티브를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박 전 대표는 "'애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이 보육을 말할 자격이 없다' '여자라서 안된다. '여자 대통령은 시기상조' 이런 것이야 말로 네거티브"라며 "당연히 해야 할 검증을 이런식으로 몰고가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선 시기와 방법 등을 논의하려고 이 전 시장과 단 둘이 만날 의항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대표는 "요즘 여러 장소에서 그 분을 자주 만난다.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며 "만남과 이것은(경선시기 방법 논의는) 다른 얘기"라고 잘라 말한 뒤 "나는 당연히 당의 성공을 위해 검증은 당연하다는 원칙을 얘기하는데 '인신공격' '여성비하' 발언을 하는 그런 게 네거티브"라며 거듭 이 전 시장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기자간담회 직전 경제자문단 회의를 한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이 선점한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20일 텃밭인 대구를 찾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국가지도자는 경제전문가가 아닌 경제지도자"라고 말하며 이 전 시장을 공격한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재차 '경제지도자론'을 설파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도 '경제가 말로만 되는것은 아니다. 실천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그렇다고 '경제를 잘 할 것'이란 막연함만으로 경제가 꼭 잘되리라는 보장도 없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다 확정된 예산을 갖고 누가 일을 못하느냐"고도 했다. 서울시장을 거치며 '경제전문가'란 이미지가 더욱 부각된 이 전 시장의 업적이 과대포장됐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는 곧바로 "내가 당 대표를 맡았을 땐 매달 몇억씩 적자였다"며 "그러나 구조조정도 하고 책임당원도 열심히 늘리고 해서 이임할 때는 당이 흑자였다. 한나라당도 어떻게 보면 작은 정부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한 뒤 "앞으로도 경제를 살리는 데 그런 자세와 원칙, 정신을 갖고 돈을 버는 리더십을 추구할 것이다.그런 원칙으로 한다면 경제도 살려낼 수 있다"고 자심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선방법도 언급했다. 특히 경선방식 변경을 요구하며 기존 방식 고수를 주장하는 자신을 비판하는 데 대해서 "원칙은 지키려고 만든 것이니까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한 것을 두고 '기득권을 챙긴다'는데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보면 기득권의 '기'자도 포함 안된다"면서 "오히려 내게 불리하게 돼 있어 받아들이면 안된다고 더 많이 얘기한다. 그러나 개인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해서 100% 다 받아들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는 또 혁신위원장을 맡아 현 경선제도를 만드는 데 진두지휘한 홍준표 의원이 이 전 시장과의 친분이 있다는 점을 겨냥해 "그것을 만든 사람에게 기득권을 있다"고 강조한 뒤 "한번 정해지면 바꿀 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는 한 지켜야 하는게 원칙아니냐. 함부로 원칙을 손대면 여러사람이 '나도 고치자'고 해 허물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이유없이 함부로 손대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