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19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났다. 송 장관의 취임 이후 첫 대면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명 당시부터 송 장관을 반대하던 한나라당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더구나 국군포로 가족들의 강제북송 사건이 터진 직후에 만난 터라 양측의 첫 대면은 더 어색했고 인사말에서 조차 불편함이 묻어났다.
특히 송 장관이 예정된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취재진에 공개한 20여분간의 대화 내내 양측은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약속된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형오 원내대표는 송 장관이 7분가량 늦자 "사람을 이렇게 기다리게 해"라며 짜증도 냈다. 송 장관이 도착하자 김 원내대표는 가벼운 수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국군포로의 강제북송 사건을 꺼냈다. 그는 "어렵게 왔는데 할 얘기가 많다"며 국군포로 문제와 최욱일씨 사건을 꺼낸 뒤 "외교부의 안이한 태도로 계속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좋지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외국민의 생명과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외교부가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만 안겨줬다. 국군포로와 탈북자가 (노무현 정권의)포용정책에 희생자가 되선 안된다"며 초반부터 송 장관을 거세게 몰아 세웠다. 한나라당은 빠른시일내에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중국 선양현지에 파견할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당 방침을 알린 뒤 송 장관에게 "한나라당의 활동에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송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송 장관 역시 약속장소인 국회 한나라당 원내대표실에 들어서면서 부터 얼굴엔 불편함이 묻어있었다. 인사말에서도 "장관 취임 후 한나라당에 오겠다고 했더니 대표님 일정에 안맞아 못왔다"며 자신의 취임 예방을 거절한 한나라당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국군포로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김 원내대표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번 문제는 어느 한 쪽이 이렇다 저렇다 하기 보다 정부나 정치권이 최대한 성의를 갖고 해야한다"며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완벽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받아쳤다.
이어 김 원내대표와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마이크를 번갈아 가며 외교부를 비판하자 송 장관은 "정부도 의원들 못지 않게 누구보다도 노력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탈북자 숫자가)많아지면서 생기는 문제는 보완하겠다"고 주장했고 "최대한 역량을 키워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방법보다 노력의 부족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회의를 비공개로 돌리기 직전 마이크를 잡은 박진 의원은 "실패한 포용정책에 매달리기 보다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현 정권의 대북포용정책이 근본적인 문제임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