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직접 검증하겠다고 나서자, 이 전 시장측은 "김대업 방식이 도움될 지 의문"이라고 받아쳤다. 유 의원은 한 시사주간지를 통해 "정책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도덕적 자질 측면에서도 그렇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작업에 박 전 대표측 캠프가 직접 나설 뜻을 밝혔다.

    유 의원의 발언과 관련, 이 전 시장측은 12일 "여당의 네거티브 작업에 두번이나 당했으면서, (같은 당) 안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불사하겠다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측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대선주자는 당원과 대의원, 그리고 국민이 검증하는 것"이라며 "대선주자나 주자와 함께 하는 캠프는 검증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언론에서의 검증이 불충분하기 때문이라는 유 의원의 '검증 명분'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측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한반도 대운하, 과학도시 등 이 전 시장의 구상은 물론, 과거 서울시 행정까지 언론에서 검증해 왔다"며 "또 황제테니스다 뭐다 하면서 '뭔가 있지 않나'는 식으로 파헤쳐도 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이 특정주자 캠프의 선거운동을 위한 도구가 아니지 않느냐"며 "누구를 위해서 검증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언론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인데 (언론과 관련한 유 의원의) 발상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손가락질 당하는 사람보다 손가락질 하는 사람을 보는 시대"라며 "국민은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이 자격이 있나' '하는 말이 사실인가'를 보고 걱정할 것"이라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는 "김대업 학습효과 이후 이제는 네거티브를 제기한 사람이 심판대에 올라 검증받게 될 것"이라며 "김대업처럼 하는게 도움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번 여당에서 '민대업'이라 불리며 나온 적도 있지만, 네거티브 캠페인을 벌이는 주체가 여당이든 경쟁자든 부끄러울 것도, 거리낄 것도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측은 또 갑작스런 박 전 대표측의 네거티브 움직임에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유 의원의 발언이 박 전 대표의 뜻인지 의문이다"면서 "박 전 대표는 사리사욕이 없고 반듯한 이미지인 데다, 같은 당 동지로서 끝까지 화합해 서로 마음 상하지 않도록 가야 하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 의원의 발언이 낮은 지지율 반등을 위한 박 전 대표측의 특단의 움직임일 수도 있겠지만, 네거티브와 같은 무리수를 두게 되면서 박 전 대표를 더 큰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경쟁자이면서도 동지로서의 우려가 담겨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