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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개헌논의는 일체 하지 않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제안을 공식적으로 거부한지 2시간 여 만에 당내에서 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계진 의원은 이날 오후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개헌제안을 받아들이면 한나라당은 이긴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의원은 먼저 "한나라당에서는 지금까지 차기 정권에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논의할 문제라며 개헌에 반대했고, 이번에도 반대입장을 편 상황"이라며 "그러나 나는 노 대통령의 제안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깊은 논의를 해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뜻을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역시 노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을 "제2의 탄핵정국 조성을 위한 꼼수"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제안은 정권 말기의 궁지에 몰린 노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위기를 느꼈고, 운명을 같이 할 줄 알았던 열린우리당이 지리멸렬하는 모습을 보며 위기를 탈출하고 한나라당을 흔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내놓은 제안"이라며 "그러나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제안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면 우리의 본질과는 관계없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수구정당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질 위험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2004년 3월 탄핵 당시를 예로 들었다. 그는 "노 대통령 탄핵 의결도 다수 국민이 긍정했고 국민대의기구인 국회를 통과한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견제 장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동정론이 나와 그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대가를 치러야 했다"며 "개인적으로 노 대통령은 지금 또 하나의 탄핵장사거리로 이번 개헌을 제안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안을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개헌발의권이 있는 대통령이 정식으로 개헌요구를 하면 내분 중인 여당은 국회 다수당으로서 물만난 시멘트처럼 응집해 총력으로 개헌안을 통과시키려 할 것이고, 반대로 이를 반대하는 한나라당은 또 다시 변화를 싫어하는 수구반대당의 이미지로 국민에게 비춰질 것이 자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반대이유가 노 대통령의 정략적 발상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것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말려들 위험이 있다"고 반문했다. 또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려는 분들은 진정한 강자라면 자신의 이해득실 계산을 떠나서 노 대통령의 제안을 (비록 노 대통령의 계산이 있다 해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기만 하면 한나라당이 무조건 이긴다는 환상에서 당 지도부는 깨어나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