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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대선후보경선에 참여할 뜻을 밝힌 원희룡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않다. 최근 원 의원이 발표하는 정책과 발언은 빅3라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큰 차이점을 보인다. 대중들에게 원 의원의 행보가 기존의 대선주자인 빅3와 차별화 됐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만큼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히 드러난다.
후발주자인 만큼 일단 이런 행보가 원 의원에겐 플러스가 될 것이란 분석이 높다. 원 의원은 대선출사표를 던지면서 부터 '근로소득세 폐지'란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파격적인 정책은 첫 여론조사에서부터 산뜻한 출발을 하게 만들어줬다. 원 의원은 당의 대선주자들 중 가장 개혁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원 의원 출마 전 개혁적인 카드를 선택했던 손 전 지사의 정치적 컬러는 상대적으로 퇴색됐다는 게 당내 대체적인 분위기다. 뒤늦게 출발한 원 의원이 손 전 지사로 부터 일단 '개혁'이란 카드를 뺏어온 셈이다. 이후에도 원 의원은 파격적인 행보와 발언을 이어갔다. 차기 대선을 겨냥한 것이란 의혹을 받은 노무현 정권의 '군 복무기간 단축' 카드에 대해서도 원 의원은 입장표명에 신중한 빅3와 달리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의원은 지난 해 28일 '새정치수요모임' 주최로 열린 대학생 대상 특강에서 정부의 군 복무기간 단축방침을 "결론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당 대선주자 중 '찬성'입장을 밝힌 것은 원 의원이 처음이다. 원 의원은 "첨단 정예부대 숫자를 늘리고 지상병 복무기간은 6개월, 길게 봐서 1년까지 단축해야 하며 전 국민을 상대로 민병제 개념의 기초 군사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원 의원 측은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기본생각"이라며 "군 복무기간 단축은 안보공백이 없으면서도 군 복무로 인한 기회의 상실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방향"이라고 했다. 원 의원은 '한나라당이 무조건 반대만 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복무기간 단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해 대안을 내는 것이 청년층을 겨냥한 외연확대의 바람직한 방향이며 그래야 수권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이 원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 한나라당은 전신 정당인 신한국당에서 97년 대선 전(97년 7월) 군 병력을 40만명으로 감축하자고 제안했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복무기간 2개월 감축을 주장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만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원 의원이 '복무기간 단축' 이슈에선 경쟁 대선주자들을 기선제압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원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란 점에서 이런 주장은 일반대중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효과가 있다. 당의 한 관계자 역시 "원 의원의 목소리가 분명 당에 플러스가 될 것이며 원 의원 자신에게도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 의원은 또 그동안 당내 비판에만 몰입했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히 펼쳤다. 원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비판세력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는 노 대통령에 맞섰다. 노 대통령이 "부동산말고는 꿀릴 게 없다"고 하자 원 의원은 "부동산 문제 하나만 갖고 노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앞장서겠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꿀릴 게 없으니 한판 붙자는 거냐. 무능과 무책임은 둘째 치고 말하는 뽄새 때문에 국민 속이 뒤집어진다"고도 했다. 이런 원 의원의 발언은 자신의 취약층인 '보수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당내에서도 "원 의원이 이슈를 잘 잡아가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원 의원은 1월초 여의도에 대선캠프를 꾸릴 계획이다. 아직 참모진은 의원회관 사무실의 보좌진 이외에 드러나진 않았다. 그러나 원 의원 측은 "정책을 맡는 전문 자문진이 있다"고 밝혔다. 자문진은 기업인과 현장 전문가들이 주를 이루고 교수진도 포함됐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규모는 밝힐 단계가 아니라고 원 의원 측은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