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말고 꿀릴 것이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 발언에 한나라당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한나라당은 28일 “선거유세 다니지 말고 갈 데 없으면 청와대에 앉아 있어라. 정신 차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110분간 쏟아낸 민주평통에서의 ‘막말’ 이후 고건 전 국무총리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노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이 지지층 결집에 ‘효과’를 나타낸 데 따른 경계심의 표출로 보인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정도를 넘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평소 공개회의석상에서는 말을 삼가던 이 최고위원이다. 그는 “임기가 1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야당으로서도 남은 임기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해 노 대통령에 대한 말을 자제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한편으로는 노 대통령의 기분도 좀 맞춰주고 해서 국정 마무리를 잘하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추운 겨울에 전방 부대를 가든지, 전투경찰을 찾아가든지, 국가 안보를 흔들어 놨으면 안보와 치안에 고생하는 분들을 찾아가 내복이라도 건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권 잡는 동안 고통받은 서민 한사람 한사람 다 찾아가지는 못하더라도 계층별로 찾아가 사과하는 것이 임기를 마무리짓는 도리지 지금 하는 짓이 대통령이냐”고 쏘아붙였다. “사방 다니면서 선거유세하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의 어법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써야 하는 말이 있다. 표준어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것이냐. 공직자로 공직에 있으면 표준어를 써야 한다”며 “드라마에 나오는 젊은 사람 말이나 흉내 내고 그래서 초·중·고 국어 수업이 제대로 되겠느냐. 선생님 말보다 대통령 말이 더 재미있는데…”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말도 말이지만 정책 실패가 부동산 하나 밖에 없느냐. 실패 안한 정책이 뭐가 있느냐. 교육제도, 복지제도, 경제정책, 안보정책 다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잘한 게 뭐가 있느냐. 온데 다니면서 선거 유세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큰 틀에서 참아왔는데 이런 식으로 나가면 노 대통령 정말 곤란하다”며 “임기 1년 남았다고 마음대로 쓰는 것이냐. 정신 차리고 추운 겨울에 돈 못 벌어서 고생하는 서민·대중이나 살펴라”고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고 가실 데 없으면 청와대에 앉아 있어라.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도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부산에서 부동산 문제 말고는 꿀릴 게 없다고 이야기 했다”며 “부동산 문제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고통·아픔·절망감 주고 그렇게 쉽게 말하면서 넘어가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말 한마디가 국민에게 주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봤는지…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